야당 선거참여 막고 임기연장…오르테가 종신 독재 수순
니카라과 국회, 개헌안 승인…임기 7년으로 늘리고 野인사 출마 금지
미 국무부 "독재정권과 통상 거래 즉각 중단하라" 비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니카라과 의회가 야당의 선거 참여를 제한하고 대통령의 임기를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헌법 개정안을 승인했다고 현지 일간 라프렌사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2006년 대선 승리 이후 장기 집권을 이어온 다니엘 오르테가(81) 대통령이 사실상 종신 독재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한 이번 개헌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구스타보 포라스 국회의장은 전날 레온 대성당 앞 야외 광장에 마련된 특설 회의장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개헌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헌안은 2027년 초 시작되는 다음 입법 회기에서 최종 비준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대통령의 임기를 기존 6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고, 쿠데타 기획이나 실행에 관여한 야당 인사의 공직 출마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개헌안으로 오르테가 대통령의 권력 기반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을 이끌고 소모사 일가의 42년 독재를 끝내는 데 앞장선 오르테가는 1985년부터 1990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뒤, 16년 만인 2006년 대선에서 당선돼 현재까지 장기 집권을 이어오고 있다.
오르테가 정권은 지난해 개헌을 통해 부인 무리요를 공식 공동 대통령으로 지정하며 권력 승계 구도를 구축한 데 이어 이번 개헌안까지 통과시키면서 종신 독재 및 가문 세습 체제를 사실상 완비했다.
이번 개헌안 통과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는 강력 비판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일 성명을 통해 "오르테가 부부에게 포획된 니카라과 국회는 헌법을 고쳐 (이들의) 불법적인 세습 왕정을 공고히 하고, 국민에게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기회를 영구히 박탈함으로써 '니카라과 민주주의'라는 허상마저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국민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인하는 독재정권은 미주 대륙의 평화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하는 정부들과 동일한 경제적 또는 정치적 혜택을 누려서는 안 된다"며 "미국은 국제사회 파트너들에게 이 잔혹한 독재 정권과의 통상적인 거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 역시 "니카라과 당국의 체계적인 탄압"을 규탄하며 자유로운 선거 실시를 촉구했다. 미주기구(OAS)도 니카라과에 대한 제재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개최키로 하는 등 니카라과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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