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금리 장중 4.82%…채권 매도세에 34개월만에 최고치

입력 2026-09-03 01:13
美 10년물 금리 장중 4.82%…채권 매도세에 34개월만에 최고치

유가·연준 인상 경계 지속…일본·영국·독일 등에 '연쇄 충격'

WSJ "채권시장, 재정적자 빠진 각국 지도자에 '낙제점' 준 것"



(뉴욕=연합뉴스) 임수정 특파원 =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2일(현지시간) 4.8%대를 기록하며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재개로 국제유가가 뛰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부각되면서 글로벌 국채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날 4.797%로 마감한 데 이어 이날 장중 4.821%까지 올라, 전날 기록한 고점을 다시 높였다.

이는 2023년 11월 1일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후 상승 폭을 소폭 반납해 다시 4.79%대에서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시장 예상을 밑돈 8월 민간 고용 지표와 국제유가의 장중 하락에도 미 국채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화정책 기대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장중 4.41%까지 올라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미 국채 금리도 장중 5.30%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5.25%대로 내려왔다.

시장은 이 같은 금리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대규모 정부 차입, 늘어나는 민간 투자자금 수요를 고려하면 국채 금리 상승 압력이 누그러질 이유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주요국으로 채권 매도세가 확산하고 있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3%를 넘어 1996년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도 장중 5.92% 안팎까지 올라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독일과 프랑스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각각 2011년과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들 국가는 모두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대규모 정부부채 부담에 직면해 있다.

WSJ은 이번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위험을 완화할 뚜렷한 해법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글로벌 채권시장이 각국 지도자들에게 사실상 '낙제점'을 매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G20 회의에서 "이 상황(부채 문제)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은 성장을 통해 벗어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같은 구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WSJ은 미국의 최근 1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1%에 머문 반면,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이번 회계연도 GDP의 6%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들었다.

성장세가 뚜렷하게 가속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정적자도 개선되지 않아 성장만으로 부채 부담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바클레이스의 아제이 라자드야크샤는 "시장은 인공지능(AI)이 성장률을 높이는 동시에 공급 차질과 막대한 정부부채가 물가 압력을 키워 단기금리가 예전보다 오래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연준의 현 기준금리 수준이 특별히 높은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정상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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