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戰 배치 美항모 '보급 악몽'…3천500㎞밖 섬이 군수기지"
전쟁 첫날 이란 공격으로 바레인 핵심 군수기지 등 활용 불가
NYT "해상 보급은 위험하고 장기 배치도 문제…지속 불가능"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이란 전쟁에 투입된 미국 항공모함들이 군사 공격 및 방어뿐 아니라 보급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NYT는 1일(현지시간) '미국 전함들이 직면하고 있는 병참 악몽' 제하 기사에서 "이란의 공격으로 인해 중동 지역 미 해군의 공급망이 뒤집히면서 이 지역에 무기한 주둔 중인 항공모함, 구축함, 상륙함을 압박하고 있다"고 짚었다.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 항공모함에는 5천명의 승조원이 24시간 내내 근무하며 하루에 최대 4끼의 식사가 필요하다. 항모 자체는 핵 추진으로 설계돼 있지만, 이착륙 항공기와 헬기는 매주 수백만 갤런(1갤런은 약 3.78ℓ)의 연료를 소모한다.
항모는 단독으로 항해하지 않는다. 대공 미사일과 크루즈 미사일을 장착한 구축함의 보호를 받으며 '항모전단'을 구성한다. 이들 구축함도 식량과 연료를 계속 보급받아야 한다.
현재 중동에는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수행하기 위해 항모 2척과 구축함 12척이 배치돼 있다. 이들 2개의 항모전단에는 해병대 상륙부대를 주축으로 하는 '상륙기동단'으로 알려진 3척의 군함 편대가 추가돼 있다.
또한 미 해군은 중동에 약 20척의 함정을 배치하고 있는데 약 2만명의 해군과 해병대가 탑승해 있다.
NYT는 이 함정들이 매주 42만끼 이상의 식사와 약 800만 갤런의 연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란이 전쟁 발발 첫날인 지난 2월 28일 바레인의 미 해군 핵심 군수 기지를 파괴했다는 점이다.
수십 년간 중동에서 작전을 수행해온 미 해군은 이 기지뿐 아니라 중동 전역에 걸쳐 보급 기지를 구축해왔지만, 항모나 보급선을 수용할 수 있는 다른 항구 역시 이란의 미사일·드론 사정권에 있어 접근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중동에 주둔하는 해군 보급함은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섬의 영국군 관할 기지를 오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 섬은 아라비아해에서 2천200마일(약 3천540㎞) 떨어져 있다.
다른 대안은 3천700마일(약 6천㎞) 떨어진 싱가포르로 가는 것인데, 이 경우 보급선이 교통량이 많은 상업 통항로인 믈라카 해협을 지나야 한다.
결국, 이번 전쟁에서 미 해군은 중동의 가까운 기지 접근이 차단되면서 5∼6일마다 해상에서 보급을 하는 것이 유일한 선택지가 됐다.
우선 이런 보급 작전은 보급함과 보급받는 함정이 동일한 항로와 속도를 유지하며 함께 항해해야 하는데 거친 파도와 바람, 해류 탓에 수 시간 두 함정을 150피트(약 46m) 이내의 거리로 유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보급 작전에서 두 함정은 강철 케이블로 연결된다. 이 케이블로 함정에 물자를 실어 보내고 따로 호스를 연결해 연료를 보충하는 방식이다. 군수품 보급에는 헬기도 동원된다.
NYT는 이 과정이 "잠재적으로 위험하며, 보급받는 함정과 보급함 모두 위험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동에 배치된 이들 군함의 주둔 기간이 정해지지 않아 대통령이나 국방장관이 결단을 내릴 때만 귀국할 수 있다는 점도 심각하다.
미 해군은 항모 총 11척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간 4척을 이란 전쟁에 배치했다. 남은 항모 일부는 장기 수리 중이어서 수년간 배치가 불가능하다.
NYT는 이를 두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짚었다.
미 항모는 정상적이라면 한 달에 한 차례 항구를 찾아 승조원들에게 육상에서의 짧은 휴식을 주는데, 무려 9개월이나 중동에 배치됐던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함은 지난달 20일 조지 워싱턴함과 교대해 귀국길에 올랐다.
링컨함은 이날 태국 촌부리의 파타야에 도착했고, 며칠간 정박한 뒤 미 샌디에이고 모항으로 향한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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