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 유엔 "히말라야 수백만 주민, 빙하홍수 위험 심각"

입력 2026-09-02 16:04
[네팔 대홍수] 유엔 "히말라야 수백만 주민, 빙하홍수 위험 심각"

"기후변화에 빙하호수 붕괴 가능성↑…기술 발전으로도 피해 방지 어려워"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지금까지 1천여 명의 사망, 4천400여명의 실종을 초래한 네팔·중국 대홍수와 관련해 히말라야 지역의 수백만 주민이 빙하호수 붕괴로 인한 심각한 홍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유엔 고위 관계자가 경고했다.

칸니 위그라나야 유엔 사무차장보는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빙하호수의 범람을 받아내는 이 거대한 강 시스템에서 발생할 손실을 막기에는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느리다"면서 "위험에 처한 인구가 수백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유엔은 기후변화로 인해 히말라야 지역의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암석이 서로 느슨해지면서 빙하호수의 물을 가두고 있는 바위·토사 등 자연 둑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진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빙하호수가 붕괴해 홍수가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2020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히말라야 지역을 이루는 네팔·중국·인도에서 잠재적으로 위험한 빙하호수 47곳이 확인됐다.

또 이후 위험한 빙하호수 숫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추산도 나왔다.

실제로 이번 대홍수 피해 지역인 중국 시짱(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 지룽커우안 일대의 위성 영상을 작년 중국 당국이 분석한 결과 빙하호가 55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히말라야 지역의 산악 지형이 지질학 기준으로 비교적 최근에 형성돼 지각 변동에 더 취약하며, 그 결과 빙하호수 둑이 갑자기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위그라나야 사무차장보는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 지역에서 네팔만큼 물 공급과 소득 모두를 빙하에 의존하는 나라가 없다면서 네팔이 현재 "매우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이번 대홍수로 엄청난 타격을 받은 트리슐리강 등 강변 지역의 많은 주민은 고지대로 이사할 필요가 있지만, 이는 재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수력발전소 의존도가 높은 네팔은 또 이번 대홍수에 따른 수력발전소 피해로 전국 발전 설비 용량의 약 10%를 상실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면 이 지역의 수력발전소와 전력망을 홍수에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히말라야 쓰나미'로 불린 이번과 같은 대홍수는 댐 등 대부분의 홍수 방어 시설을 무력화시켰을 것이며 이를 막을 수 있는 건설 공사는 없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네팔 정부는 이번 대홍수를 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으로 규정하고 세계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가들에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부 장관은 최근 현지 TV 인터뷰에서 "네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사실상 미미한데도 우리가 초래하지 않은 지구적 위기의 궁극적인 대가를 우리가 치르고 있다"면서 정부가 기후변화 보상을 청구하는 공식 서한을 국제 파트너들에게 발송했다고 밝혔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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