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국인 코스피 순매수 단 두 달…9월도 '팔자' 이어가나(종합)

입력 2026-09-01 16:33
올해 외국인 코스피 순매수 단 두 달…9월도 '팔자' 이어가나(종합)

외국인 연초 이후 유가증권시장서 169조원 순매도…작년 36배

상반기 불장 때는 '리밸런싱'…이제는 위험회피심리가 매도 명분돼

코스피, 기타법인 매수로 버티지만 "추가 상승하려면 외인 돌아와야"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좀처럼 '사자'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올해 8개월 가운데 월간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단 두 달에 그쳤고 누적 순매도 규모는 170조원에 육박해 역대 최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는 코스피 급등과 반도체 대형주 쏠림에 따른 차익실현·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국채금리 상승,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본격적으로 부각되면서 외국인의 위험자산 회피 움직임이 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이날 장 마감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69조6천22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연간 순매도액 4조6천546억원의 36배가 넘는 규모다.

월별로 보면 올해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순매수한 달은 1월 1천186억원과 4월 1조1천283억원 두 차례뿐이다.

2월과 3월 각각 21조원과 35조원 넘게 순매도했고, 4월 잠시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가 5월부터는 다시 4개월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특히 5월 44조7천억원, 6월 48조6천억원을 순매도했으며 7월과 8월에도 각각 9조9천억원, 10조2천억원가량을 내다 팔았다.

지난해와도 대조된다. 지난해 외국인은 월간 기준 5∼7월, 9월, 10월 그리고 12월 등 총 6개월간 순매수했다. 연간으로 보면 작년 외국인은 매도 우위였지만 올해처럼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외국인의 매도 배경은 올해 들어 시기별로 다소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는 코스피와 반도체 대형주의 가파른 상승으로 한국 주식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아지면서 차익 실현과 리밸런싱 목적의 매도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상한 데다 장기 국채금리와 국제유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외국인 수급은 원·달러 환율과도 맞물려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오르는 동안에도 원화 가치는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약했다"며 "반도체 중심의 증시 쏠림이 재현될 경우 외국인 매도와 함께 원화 약세 압력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이 빠져나간 자리는 최근 들어 '기타법인'이 메우고 있다. 기타법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사자'를 지속했다. 최근 9거래일은 1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이날도 기타법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천657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반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천867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기관과 개인도 모두 6천340억원과 5천39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처럼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개인과 외국인, 기관이 모두 현물을 순매도했지만 기타 법인 매수가 지수 하단을 떠받치는 양상이 나타났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압력에 적극적 매수 주체가 부재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등으로 기타법인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자사주 매입은 상방 요인은 아닌 만큼 매크로 불안 진정 등에 따른 외국인 매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코스피가 추가 상승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외국인 수급의 회복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상반기까지는 리밸런싱에 관련된 부분이었다고 하면 하반기 같은 경우에는 업황에 대한 고민과 매크로 변수에 대한 고민이 맞물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외국인이 '리스크오프'(위험회피) 모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특히 지난주 잭슨홀 콘퍼런스에 이어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 중앙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 등 주요 경제 이벤트가 몰려 있어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간밤 미국 국채금리가 4.75%를 넘어섰는데 그 다음은 5%다. 이는 시장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느끼는 구간"이라며 "외국인 입장에서는 고금리 시대에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하며 신흥국 자산에 투자할 필요는 없다는 심리가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의 투자 동향을 보면 올해 7월 5조원대를 기록한 코스피 순매수 규모가 지난달 3조원대로 줄어든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7월 3천억원 순매도에서 8월 2조1천억원 순매수로 본격적인 '사자'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양시장 모두 활기가 극도로 위축된 상태다.

유가증권시장의 8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5조8천460억원으로 올해 최저수준이다. 코스닥 8월 일평균 거래대금도 5조9천869억원으로 상반기 평균(13조6천887억원)의 44%에 그쳤다.

willo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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