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에너지난 속 전력 설비 절도 기승…훔치다 감전사하기도

입력 2026-09-01 07:11
쿠바 에너지난 속 전력 설비 절도 기승…훔치다 감전사하기도

변압기 내 절연유·부품 등 훔쳐…1년여간 460건

쿠바 당국 최대 징역 20년 등 엄벌…피고인 87% 구속 수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미국의 봉쇄 조치 등으로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는 쿠바에서 국가 전력망을 훼손하는 절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현지시간) 스페인어권 매체 인포바에가 쿠바 검찰청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국가전력망(SEN) 관련 범죄로 입건되거나 기소된 건수는 2025년 5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년여간 460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절도 사례별로 보면 변압기 내 절연유와 구리 등 고압 송전탑 부품 절도가 300건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변압기 내 절연유가 유출되면 냉각과 절연 기능이 상실돼 폭발 및 송전망 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피해의 심각성이 크다. 피해는 마탄사스·시에고데아빌라·마야베케·산티아고데쿠바 등 전국 주요 주(州)에 집중됐다.

배전망의 케이블·전선·볼트 절단 및 절도와 태양광 발전소 시설 훼손 사례도 잇따랐다. 일부 사건에서는 전선에 고압 전류가 흐르던 시점에 범행을 시도하다 현장에서 감전사한 경우도 발생했다.



쿠바 당국은 전력망 대상 범죄를 국가 안보를 흔드는 '사보타주'(태업)로 규정하고 중형으로 엄벌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올해 전력망 불법 행위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대다수가 징역 9년에서 2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으며, 피고인의 87%에 대해 구속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쿠바는 올해 1월부터 강화된 미국의 봉쇄 탓에 최악의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 올해 SEN이 완전히 붕괴한 '대정전'만 7차례나 발생했다. 쿠바에서 정상적인 전력을 공급하려면 하루 10만 배럴가량의 원유가 필요하다. 그러나 자체 생산량이 4만 배럴 정도에 불과해 고질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전력난은 날로 악화하는 모양새다. 쿠바전력청은 이날 야간 피크 시간대에 2천410MW(메가와트)의 전력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는 전체 전력 수요의 75.3%를 충당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buff2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