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톡스] 부동산 3단계 하락 전이 메커니즘…3년 전과 다른 점은

입력 2026-08-31 09:42
수정 2026-08-31 09:45
[머니톡스] 부동산 3단계 하락 전이 메커니즘…3년 전과 다른 점은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선임기자 = # 2022년 4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기 한 달 전이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를 올려 살인적인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기준금리는 이듬해 1월 연 3.50%까지 올랐다.

2022∼2023년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로 접어들면서, 2021년 초저금리로 천정부지로 치솟던 서울 부동산 시장이 호가 하락, 거래절벽 등으로 약세로 돌아섰다. 급락장이 펼쳐진 것은 아니지만,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시장이 냉랭해졌다.

당시 약세장에선 3단계 전이 메커니즘이 나타났다. 서울 강남·서초 등 초고가 지역에서 거래 절벽과 호가 하락이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나머지 외곽 지역은 일시적 갭 메우기로 가격 오름세를 좀 더 지속했으나, 이후 금리 인상 충격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소 시차가 있었을 뿐 약세는 전반적으로 이어졌다.



# 정부가 초고가 아파트 보유자와 다주택자 등 투기 수요를 겨냥해 8·3 세제개편 안을 내놓은 이후 강남·서초 아파트 가격이 3주 연속 약세를 지속했다.

다주택자와 갭투자자(비거주 주택 보유자)들이 압구정, 반포 등에서 직전 신고가 대비 수억원, 수십억원 낮은 호가로 매물을 내놓으면서 실거래가와 호가가 동반 하락했다. 비거주 1주택 전세대출 차단 등 8·13 대책이 맞물리면서 초고가 아파트 시장 매수심리가 위축되는 양상이다.

금융당국과 통화당국의 정책은 다소 엇갈린다. 금융당국인 금융위원회는 투트랙 대출 규제(8·13 대책)를 통해 투기성 대출을 핀셋으로 조이면서도, 청년층과 실거주 매수자들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상향 조정해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기준금리 사이클은 정상화 단계로 진입했다.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상해 연 3.00%로 올려놨다.

종합적으로 보면 미시적인 대출 통제와 함께 유동성(가계대출) 공급 확대, 재정 확대, 그리고 거시적인 유동성 축소(기준금리 인상) 정책이 결합한 국면이다. 미국에서도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물가 상승을 우려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 금리 인상은 '통화 긴축'을 의미한다. 즉 시중에 풀린 돈을 줄인다는 뜻이다.

금리 인상으로 긴축 국면이 되면 부동산 시장은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올라 무리하게 빚을 내서 집을 매입하는 레버리지(영끌) 매수세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 거래량이 줄고 매도인들은 가격을 낮춘다.

과거 사례를 통해 부동산 하락 전이의 3대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초고가 지역인 강남 3구 하락 속에 서울 나머지 지역은 갭 메우기 상승을 몇 개월 이어간다. 그러나 이후 서울 외곽과 수도권에서도 급매물이 나오면서 약세가 확산하는 흐름을 보이는 시나리오다.

초고가 지역만 떨어지고 나머지 지역은 오르는 현상이 지속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초고가 지역의 약세 압력과 기준금리 인상의 누적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 서울 외곽과 수도권 시장은 오히려 더 큰 압력을 받았던 것이 일반적이다.



#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2022∼2023년과 다른 점은 있다. 당시에는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 확대 속에 약세장이 펼쳐져 전셋값도 떨어졌다. 이에 갭투자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전세보증금 미반환)이 빚어져 다시 매매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지금은 대출 규제는 강화됐지만, 전세 공급이 부족해졌다. 주택 구입을 미룬 수요가 전세에 머물면 전셋값이 유지되면서 매매 가격 추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초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도체 기업들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성과급과 무주택 직원 대상 대출 등의 유동성이 추가로 공급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계에선 이 대기 자금이 최대 50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복합적으로 얽힌 유동성과 주택 공급 정책이 맞물려 어떤 효과를 낼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3주째 이어진 강남 3구 약세가 구조적으로 지속할지, 또 다른 지역까지 전이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기준금리 인상 효과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 전반에 걸친 추진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와 부동산 정책을 이끌고 나갈 국토교통부 수장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이 정부 두 번째 경제팀이 새로운 에너지와 역량을 집중해 부동산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indi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