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美·이스라엘, 무슬림 공동체 전체 적대시"
미국의 경제제재 추진 와중에 이슬람 단결 주간 맞아 성명
전세계 이슬람권에 호소…'이란왕따 작전' 명시적 언급은 없어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이란 이슬람공화국 최고지도자 세예드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을 무슬림 공동체 전체의 적으로 규정하는 성명을 30일(현지시간) 냈다.
이는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 제재에 무슬림 국가들이 협조하지 말라는 호소의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와 관련된 명시적 언급은 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타스님통신, 프레스TV 등 이란 매체들에 따르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슬람 단결 주간을 맞아 낸 성명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에 대해 "이들은 단순히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들이 "전체 무슬림 움마(공동체)를 적대시한다"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을 "미합중국과 불법적 시온주의 정권의 범죄적 통치자들"이라는 표현으로 지칭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적대시하는 무슬림 움마에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 국가들도 포함된다며 "그런 면에서 이 국가들의 통치자들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그 중 많은 수가 동맹 세력으로 간주되지만 그런 경우조차 미국과 이스라엘의 적대 대상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미국과 이스라엘 지도자들에 관해 "이슬람 국가의 특정 지도자들을 상대로 노골적으로 불손하고 비하적인 발언을 했던 것이 아직도 여러분들과 우리의 기억에 생생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이슬람 공동체들의 무슬림들은 "불신자들을 상대로는 확고한 태도를 지니고 자신들끼리는 자비로워야 한다"는 쿠란의 원칙을 지켜야 하며 이는 결코 위반해서는 안 되는 규칙이라고 하메네이는 강조했다.
이슬람 단결 주간은 이슬람의 양대 종파인 수니파와 시아파의 화합과 연대를 도모하기 위해 이란 이슬람공화국 혁명을 이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1900∼1989)가 1981년에 제정한 행사다.
하메네이의 이번 성명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왕따 작전'을 선언하고 페르시아만 국가들에 대(對)이란 경제제재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강화하는 와중에 나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정권의 자금 조달을 돕거나 묵인하는 국가들을 제재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이란 전쟁 개시 6개월을 맞은 28일 본사가 이집트에 있는 '방크 미스르' 은행의 아랍에미리트(UAE) 지점을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 올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집트는 UAE와 함께 미국의 중동 우방으로 꼽힌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를 '국가 테러'이자 '인도에 반한 죄'라고 비난하며 다른 나라들에 제재에 협조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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