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인플레에 日 사려던 무기가격 최대 70%↑…안보 차질 우려
일정 연기 현실화…자위대, 'AI 전투' 대비해 차세대 광통신 기술 도입
(도쿄=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일본 정부가 기존에 계획했던 방위 장비 조달 비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0일 보도했다.
이에 방위력 강화에 필요한 장비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방위성 중간 평가에 따르면 현행 방위력 정비계획(2023∼2027년도) 상의 주요 방위 장비 가격이 계획 당시보다 40∼70%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산 F35B 전투기는 2023년도에는 1대당 179억엔(1천543억원)이었으나 2026년도에는 242억엔(2천87억원)으로 가격이 약 3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본산 P1 초계기는 305억엔(2천630억원)에서 460억엔(3천967억원)으로 50%, UH2 헬리콥터와 초계함도 60∼70% 가격이 올랐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물가가 크게 오르고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방위성의 설명이다.
일본 기업들의 생산 과정에서 소비되는 원재료 물가를 나타내는 '국내 기업 물가 지수'는 지난 2022년 평균 114.9에서 올해 5월 134.5로 약 17% 상승했다.
조달 계획 수립 당시 달러당 108엔이었던 환율이 지난달에는 달러당 157엔∼163엔으로 급등한 영향도 컸다.
일본 방위비는 방위력 정비계획에서 5년간의 총액을 정하기 때문에 방위 장비 1대당 가격이 오르면 같은 예산 범위 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수량은 줄어든다.
따라서 방위 장비 단가 상승분을 단년도 예산 증액으로 처리하지 못하면, 계획했던 무기 확보는 그다음 해로 미뤄지게 된다.
실제로 이런 사례가 현실화하고 있다.
해상자위대 호위함은 2023년도부터 5년간 12척분의 예산을 편성할 예정이었으나 2026년도까지 8척에 그쳤고, 공중급유·수송기도 13대분 중 7대분의 예산을 아직 편성하지 못했다.
일본 정부가 방위력 정비계획을 포함한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명목 국내총생산(GDP) 확대 영향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라고 닛케이는 짚었다.
일본의 명목 GDP는 2022년도 500조엔대 후반에서 현재 600조엔대 후반이 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22년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하면서 2027년도에 방위 관련 예산을 GDP의 2%로 늘리기로 했으며, 이 목표를 2025년도에 조기 달성한 바 있다.
다만 같은 방위비라도 GDP가 늘어나면 GDP 대비 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어, 명목 GDP를 어느 연도 기준으로 할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방위성은 자위대 부대와 전국의 기지를 연결하는 통신망에 일본 통신사 NTT의 '아이온'(IOWN)의 핵심 기술을 도입하기로 하고, 이를 개정될 방위력 정비 계획에 명시할 예정이다.
아이온은 빛을 이용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광전융합' 기술을 이용해 전력 소비를 줄이면서도 고속·대용량 데이터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방위성은 아이온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통신 환경을 정비해, 인공지능(AI)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전투 방식'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레이더나 센서, 무인기(드론) 등으로 수집한 정보를 아이온의 핵심인 광통신 기술(APN)을 통해 고속으로 전송하고, 이를 지휘소나 데이터센터에서 AI가 분석한다.그 뒤 분석 결과를 각 부대에 신속하게 되돌려 보냄으로써 미사일 방어나 항공 해상 전략에서의 판단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구상이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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