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자포리자 원전 외부 전력 일주일째 끊겨…열흘내 블랙아웃"

입력 2026-08-30 01:50
IAEA "자포리자 원전 외부 전력 일주일째 끊겨…열흘내 블랙아웃"

비상 디젤 발전기로 버텨…연료 비축량 '규제상 최소치' 불과

원전 내 드론 타격 잇따라 직원 2명 부상…"사용후핵연료 인근 폭발도"

韓·英·스웨덴 지원받아 우크라 원자력 시설에 장비 등 지원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ZNPP)의 외부 전력 공급이 일주일 이상 끊긴 채 비상 디젤 발전기에 의존하고 있으며, 연료가 약 열흘 치밖에 남지 않아 '블랙아웃'(대정전)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원전 현장에 충분한 디젤 연료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20일 드니프로강 북쪽 지역의 군사 활동으로 인해 유일하게 남아있던 330kV(킬로볼트) 페로스플라브나-1 외부 전력선과의 연결이 끊어졌다.

이후 원전 측은 6기의 원자로와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를 냉각하는 필수 펌프 등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여러 대의 비상 디젤 발전기(EDG)를 가동하고 있다.

IAEA 현장 전문가팀이 외부 전력 차단 장기화에 따른 디젤 연료 상황을 점검한 결과,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23일 기준으로 규제상 최소 요구치인 '약 10일 분량'의 디젤 연료만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 공급망 역시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외부 연료 저장소로의 마지막 연료 반입은 지난 3월에 이뤄졌으며, 5월로 예정됐던 추가 반입은 잦은 교전으로 지연됐다.

또한 자포리자 원전 측은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2025년 3월부터 IAEA 전문가팀의 해당 연료 저장소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가까운 시일 내에 외부 전력이 복구되거나 추가 디젤 연료가 반입되지 않으면, 원전은 약 열흘 안에 완전한 블랙아웃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IAEA는 전력선 복구 작업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 온 7번째 국지적 휴전 구역 설정을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전력난과 더불어 원전 주변의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도 계속되고 있다. IAEA에 따르면 현장 전문가팀은 매일 여러 차례 원전과 가까운 곳에서 폭발음을 듣고 있다.

특히 이번 주 들어 자포리자 원전 부지 내에서 세 건의 드론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5일 냉각 연못 인근에서 드론 공격이 발생해 원전 직원 2명이 다쳤고, 26일에는 건식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 부지에서 드론이 폭발했다. 같은 날 또 다른 드론이 원전 동력 장치의 살수 설비를 타격한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원전 내 방사능 수치는 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원전 직원을 위협하거나 사용후핵연료 저장소 및 냉각 연못 인근을 타격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으며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며 "핵물질 유출이 없더라도 이는 원자력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자포리자 원전 외에도 남우크라이나 원전, 체르노빌 원전, 흐멜니츠키 원전 등 우크라이나 내 다른 원자력 시설에서도 거의 매일 공습경보가 울리고 드론이 탐지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흐멜니츠키 원전에 상주하는 IAEA 전문가팀은 공습경보로 인해 방공호로 피신하기도 했다.

한편, IAEA는 한국, 스웨덴, 영국의 자금 지원을 받아 체르노빌 현장에 휴대용 발전소를 전달하고, 우크라이나 원자력 규제 당국 등에 선량계, 배터리, 인버터 등을 제공하는 등 포괄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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