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목표치 60% 늘어…'오픈런'은 여전

입력 2026-08-30 05:45
5대 은행 가계대출 목표치 60% 늘어…'오픈런'은 여전

연간 증가 목표치 4.34조→6.98조로…기존 목표치 이미 2.3조 초과

집단대출 위주 예외 확대…개별 주담대·신용대출 여력 빠듯

'덜 매파적' 금통위에 고정형 주담대 금리 7% 초반대로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임지우 이도흔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완화에도 주요 시중은행의 추가 대출 여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집단대출 위주로 문턱을 크게 낮췄지만, 개별 주택담보대출 등은 원래대로 강하게 조이는 탓에 대출을 받으려고 줄을 서는 '오픈런'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 대출 규제도 타이트하게 유지되고 있어 대출 공급이 실수요를 못 따라가는 분위기다.

◇ 금융당국 지난주 목표치 통보…"추가로 세부 협의 중"

30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치는 전체적으로 60% 남짓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가계대출 잔액을 연간 약 4조3천400억원만 늘릴 수 있었으나, 이제는 약 6조9천800억원까지 가능하게 됐다.

5대 은행 합산 목표치가 약 2조6천400억원 증가한 셈이다. 총량 관리 실적을 산정할 때는 집단대출 등 일부 항목이 제외된다.

작년 말 대비 증가율은 은행별로 0.6∼0.7% 수준에서 1.0∼1.1%로 0.3∼0.4%포인트(p) 높아졌다.

이들 은행은 금융당국이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0%로 높인 데 따라 지난주 당국과 새로운 목표치를 협의해 이같이 잠정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앞서 일찌감치 기존 목표치를 초과한 일부 은행은 페널티를 받아, 상대적으로 작은 추가 목표치를 배정받았다고 한다.

문제는 그동안 누적된 가계대출 증가액이 만만치 않아 이번에 상향 조정된 목표치를 고려하더라도 추가 여력이 소규모에 그친다는 점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27일 기준 정책성 대출 제외 가계대출 잔액은 651조6천377억원으로, 작년 말(644조9천700억원)보다 6조6천677억원 증가했다.

새로운 증가 목표치(약 6조9천800억원)와의 격차가 3천억원 남짓에 불과하다. 집단대출 등 일부 항목을 제외하더라도 일반 가계대출에 배정할 수 있는 추가 여력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아이러니하게도 페널티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 A 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이 모두 기존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당국이 잠정 배분한 총량 목표치를 세부적으로 추가 협의 중"이라며 "새로운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

│ 5대 은행 가계대출 연간 증가 목표치·현황(단위:억원)│

├──────────────────┬──────────────────┤

│구분│전체│

├──────────────────┼──────────────────┤

│기존 증가액 목표치 │ 43,400│

├──────────────────┼──────────────────┤

│규제 완화 후 추가된 목표치 │ 26,400│

├──────────────────┼──────────────────┤

│새로운 증가액 목표치│ 69,800│

├──────────────────┼──────────────────┤

│실제 증가액(1월 1일∼8월 27일) │ 66,677│

├──────────────────┼──────────────────┤

│2025년 말 잔액 │ 6,449,700│

├──────────────────┼──────────────────┤

│2026년 8월 27일 잔액│ 6,516,377│

└──────────────────┴──────────────────┘

◇ 개별 주택 매매 잔금 고객 '상대적 박탈감' 호소

일반 가계대출의 추가 여력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이번 규제 완화가 집단대출 등 일부 대출의 예외적 확대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당국은 은행권과 새로운 목표치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8월 이후의 집단대출 순증액을 은행별로 할당된 총량 기준에서 100% 제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8월 이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순증액의 70%, 10월부터 시행되는 청년 특례전세대출 보증을 통한 전세대출 순증액의 일정 비율 등도 제외하기로 했다.

이를 놓고 개별 주택 매매 잔금이나 마이너스통장이 필요한 일반 소비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며, 민원과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는 게 일선 영업 현장의 전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개별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엄격한 총량 관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실제 자금이 필요한 일부 실수요자들이 적기에 대출받지 못하는 등 현장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에 기존 관리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예외 적용 사례를 계속 확대하다 보니, 대출 유형별 적용 기준이 복잡해져 실무 관리 부담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대출 자금이 신규 분양·입주 시장으로만 쏠리면서, 기존 아파트 시장은 상대적으로 외면 받는 부동산 시장 내 차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집단대출은 부수 거래가 없는 일회성 자금 공급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은행 입장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종합 자산관리형 고객을 확보하는데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

│5대 은행 가계대출 현황(단위:억원) │

│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자료 취합.│

├────────────┬────────────┬───────────┤

│ 구분 │ 7월 말 │ 8월 27일 │

├────────────┼────────────┼───────────┤

│가계대출 잔액 │ 7,789,791│ 7,814,377│

├────────────┼────────────┼───────────┤

│전월 대비 증감액│ 40,183│24,586│

├────────────┼────────────┼───────────┤

│주택담보대출 잔액 │ 6,179,411│ 6,204,172│

├────────────┼────────────┼───────────┤

│전월 대비 증감액│ 27,955│24,761│

├────────────┼────────────┼───────────┤

│신용대출 잔액 │ 1,097,533│ 1,097,315│

├────────────┼────────────┼───────────┤

│전월 대비 증감액│ 10,829│ -218│

└────────────┴────────────┴───────────┘

◇ 8월 주담대 2.4조↑…신용대출은 감소 전환

8월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 집단대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5대 은행의 지난 27일 기준 정책성 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81조4천377억원으로, 7월 말(778조9천791억원)보다 2조4천586억원 증가했다.

그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617조9천411억원에서 620조4천172억원으로 2조4천761억원 늘어 사실상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집단대출 잔액이 149조2천951억원으로 1조525억원 뛰어, 2024년 9월(+1조1천771억원) 이후 최대 폭 증가했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109조7천315억원으로, 7월 말(109조7천533억원)보다 218억원 감소했다.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지난 4월(-3천182억원) 이후 넉 달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이밖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연속 인상했지만, 일부 대출 금리는 오히려 하락해 주목된다.

5대 은행의 지난 28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68∼7.15%로 집계됐다.

이는 금리 상단 기준으로 지난 5월 29일(7.10%) 이후 석 달 만의 최저 수준이다. 한 달 전(7.50%)보다 0.35%p 하락했다.

고정금리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최근 4.3%대에서 횡보 중이다. 지난 27일 금통위 점도표가 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20일 만에 4.2%대로 내리기도 했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리고 변동형 금리가 오르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아 변동형이 더 인기를 끌던 상황도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시장금리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며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관계자는 "단기 시장금리는 일정 폭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신용대출이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hanj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