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서도 '아메리카호 개명' 비판…버몬트주지사 "유치한 일"

입력 2026-08-29 05:42
공화당서도 '아메리카호 개명' 비판…버몬트주지사 "유치한 일"

불필요한 감정 싸움 경계…민주당도 "말도 안돼" 개명 저지 법안 추진

미·캐나다 무역전쟁 악화…"캐나다 총리, 찬사받지만 외로운 싸움"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캐나다 국경지대의 온타리오호 이름을 아메리카호로 바꾸자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인 필 스콧 버몬트주 주지사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글을 올려 "(호수 개명은) 유치하고 실망스럽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했다.

스콧 주지사는 "우리는 협상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 경제를 강화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추가적인 긴장 격화는 미국이나 캐나다 가정과 기업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버몬트주는 캐나다와 무역·관광 분야에서 연결고리가 깊어 양국 관세전쟁으로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버몬트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온건 보수 성향의 스콧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며 2024년 주지사 선거에서 73%의 득표율로 압승했다.

위스콘신주 주지사 공화당 후보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는 톰 티파니도 "온타리오호는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캐나다와 무역으로 밀접하게 연결된 위스콘신주는 경합주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수 개명으로 실익 없는 감정싸움을 벌이면서 11월 주지사 선거에서 불이익을 입는 상황을 경계한 셈이다.

민주당도 호수 개명에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데비 딩겔 하원의원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몹시 분개한다"면서 개명 저지를 위한 법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엑스에 "온타리오호다"라고 짧게 올리며 개명 시도를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수 개명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전쟁이 한층 악화하는 가운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게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은 반미 정서 확산 속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짱'을 뜬 카니 총리가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지만 관세전쟁의 타격이 현실화해 캐나다 가계와 기업에 부담이 커지면 캐나다 여론이 뒤집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CNN방송은 "카니 총리가 위기의 순간에 찬사를 받고 있으나 결국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견국 연대'를 주창했던 카니 총리에게 미국과의 무역전쟁이라는 시험대가 너무 빨리 찾아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니 총리는 지난 1월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미국이 예전의 미국이 아님을 인정하고 중견국이 힘을 합쳐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아직은 중견국 연대에 대한 국제적 지지가 규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카니 총리가 혼자 외로운 싸움에 나선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에 시달리면서도 고강도 보복을 피하려 하는 각국의 분위기가 여전히 큰 탓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초강대국으로부터 다변화를 꾀해 연대를 구축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수 있고 트럼프에 맞서는 데 대한 동맹국의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는 특히 그렇다"면서 "중견국 연대를 촉구하고 7개월 뒤 카니는 사실상 트럼프와 혼자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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