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배치 美패트리엇 부족 위험수위 넘어…러 공격에 취약"
"이란전서 소진해 러시아가 탄도미사일 쏘면 방어 능력 제한적"
"러, 나토까지 공격하긴 한계" 분석도…트럼프 "푸틴, 나토 공격 안할 것"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의 이란 전쟁 탓에 인도·태평양뿐 아니라 유럽도 심각한 미사일 부족 사태에 직면, 러시아의 잠재적 공격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AP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에 주재하는 미국 국방 당국자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는 유럽에 주둔 중인 미군과 나토군의 패트리엇 미사일 재고가 "위험 수위를 넘은" 심각한 부족 상태에 직면했다고 확인했다.
미 국방 당국자는 러시아가 탄도미사일로 군 지휘부나 발전소를 공격할 경우 나토가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연이어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단일 탄도미사일 공격이나 탄도미사일이 궤도를 이탈하더라도 이를 방어할 능력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이 당국자의 설명이다.
AP는 "이는 6개월째를 맞은 이란 전쟁을 개시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초래한 연쇄적 파장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에 배치된 미군 미사일이 중동으로 옮겨졌고, 이 미사일들은 중동의 미군 기지와 걸프 동맹국에 대한 이란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해 상당수가 소진됐다는 것이다.
앞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함과 항공모함, 공격 및 방어용 미사일 등 상당수 미군 자산이 중동으로 옮겨지면서 미군 내부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가 약화할 수 있다는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유럽 역시 요격 미사일 부족으로 인해 중국에 이어 미국의 최대 적국인 러시아의 공격에 취약해진 것이다.
가장 직격탄을 맞은 건 러시아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다.
영국의 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에드 아널드 선임연구원은 AP에 미국이 4년 반에 걸쳐 우크라이나에 수백발의 패트리엇 미사일을 공급했는데도 이란 전쟁이 이번 재고 감소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패트리엇 부족 사태로 러시아가 방공망을 압도할 값싼 드론 떼와 함께 첨단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를 격추할 대안이 거의 없다고 경고한다고 AP는 지적했다.
프랑스·이탈리아 합작업체 유로삼의 'SAMP/T NG' 방공 시스템이 대안의 하나가 될 수 있지만, 이 신형 시스템은 아직 실전 검증을 거치지 않았고, 현 버전인 'SAMP/T'는 패트리엇보다 사거리가 짧다는 게 문제다.
미국과 유럽은 이동식 방공망 역할을 할 수 있는 군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목표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침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나토는 아울러 9월 독일에 유럽 최초의 패트리엇 생산시설이 문을 열지만, 내년 초부터 납품이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널드 선임연구원은 현재 독일과 같은 몇몇 국가들이 고가의 패트리엇 시스템을 구매했지만, 발사할 탄약이 전혀 없는 "터무니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토 대변인인 마틴 오도널 미 육군 대령은 유럽 내 패트리엇 재고 부족이 위험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뒤 나토가 스스로를 방어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충분한 방공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AP는 러시아의 나토 회원국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 당장 임박한 건 아니라고 분석했다.
유럽 및 나토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2030년까지 나토 동맹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으며, 이때까지는 패트리엇 미사일의 부족한 재고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좋은 대화를 해왔다"며 "그는 나토 영토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극비리에 러시아를 방문한 직후 나온 언급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랫클리프 국장이 러시아에 공격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거의 매일 밤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러시아가 나토 동맹국의 목표물까지 지속적으로 공습을 감행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러시아가 2개의 전선에서 전쟁을 벌이는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인데, 아널드 선임연구원은 "불편한 진실은, 우리의 최상의 방공 체계는 바로 러시아의 제약조건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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