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맥주업계, '알코올 건강 해쳐' 문구 의무화에 반발
"세계 문화유산에 죄책감 주입"…보건장관 "모두가 아는 사실" 일축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벨기에가 최근 모든 주류 광고에 '알코올은 건강을 해칩니다'라는 경고 문구를 추가하도록 의무화하자 맥주 양조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브뤼셀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벨기에 맥주양조협회는 공개서한을 통해 이번 조치로 유네스코가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인정한 벨기에 맥주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들은 맥주 광고에 이런 수위의 경고 문구를 의무화하는 것은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벨기에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불어넣는 처사라면서 "프랑스는 와인을, 이탈리아는 파르마 햄 등을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보호하는 반면 벨기에는 자국의 전통과 국가적 자부심을 오히려 비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네스코는 수 세기 동안 이어온 독창적인 양조 방식으로 1천50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맥주를 제조하고, 이를 향유하는 벨기에의 맥주 문화를 2016년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한 바 있다.
협회는 아울러 정부가 알코올 남용과 '책임감 있는 음주'를 구분해야 한다면서 맥주양조업계가 알코올 남용과 중독 문제를 지원하기 위해 펼쳐온 노력도 강조했다.
벨기에 정부는 앞서 지난 3월 '알코올은 건강을 해친다'는 문구를 모든 주류 광고에 포함하고, 홍보를 목적으로 술을 무료로 나눠주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당초 벨기에 맥주양조협회는 '알코올 남용은 건강을 해칩니다'를 의무 경고 문구로 제안했지만 프랑크 판덴브루커 보건장관은 이를 일축했다.
판덴브루커 장관은 벨기에인들이 맥주를 사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알코올은 해롭고, 우리 모두 이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정책을 옹호했다.
한편, 벨기에 보건 당국은 이번 조치가 주류 광고 전문 금지를 권고한 전문가들의 방안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오히려 주류 업계의 입김이 반영된 것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