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2009년 녹색운동 진압했던 초강경파 타에브 복귀
혁명수비대 정보국장 거쳐 17년만에 바시즈 민병대 총사령관 임명
"미국에 '이란 내 소요 기대말라' 메시지 던진 것"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달 10일(현지시간) 단행한 바시즈 민병대의 총사령관 교체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임명된 총사령관이 다름아닌 호세인 타에브(63)라는 점에서다. 그는 2008∼2009년에도 같은 자리에 있으면서 '초강경파' 인사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2009년 대선 부정에 항의하며 전국적으로 벌어진 반정부 시위 '녹색운동'을 유혈진압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그 '공'을 인정받아 그해 10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초대 정보국장으로 보임됐다.
2022년 6월까지 정보국장을 지내다 해임됐는데 튀르키예에서 이스라엘 관광객을 공격하려던 공작 의혹이 폭로되고 이스라엘 간첩이 이란에 침입해 핵과학자를 암살하는 등 방첩 역량에 허점이 드러나자 경질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가 복귀한 바시즈 민병대는 혁명수비대 산하의 준군사 조직으로 이란 정권의 '촉수'라고 할 수 있다. 평시엔 사복 차림으로 정보 수집, 풍속 단속, 치안, 친정부 시위 조직·참여, 시위 진압과 같은 체제 유지에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과 같은 전시엔 무장 상태로 대기하면서 검문소를 설치하고 필요할 땐 지상군으로 즉시 동원될 수도 있다. 대원수가 수백만에서 많게는 수천만이라고도 할 만큼 규모가 정확히 파악되지도 않는다.
이런 기능을 하는 조직의 수장으로 초강경파 인사를 복귀시켰다는 것은 올해 3월 최고지도자가 된 뒤 외부와의 전쟁에 집중하던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비로소 내부 단속에도 눈을 돌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와 올해 두차례의 전쟁에서 미국·이스라엘의 간첩망이 이란 내부 깊숙이 뻗어있었다는 사실이 노출된 만큼 이란 지도부에선 촉수 조직인 바시즈 민병대를 일사불란하게 가동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터다.
타에브를 비판했던 한 정권 내부 관계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그는 국내 위협을 다룰 줄 아는 최적의 안보 전문 인사"라고 평가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전쟁이 소강상태로 변화하면서 전쟁으로 다소 느슨해진 내부 질서를 다잡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는 뜻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현 상황과도 이번 인사는 맞물리는 측면이 있다.
타에브의 한 인척은 FT에 "미국은 해상 봉쇄를 잘 활용하면 결국 이란 사람들이 (경제난 때문에) 거리로 뛰쳐나오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타에브 임명은 적들에게 '이란이 이제 미친 자를 수장으로 앉혔으니 내부 소요를 기대하지 말라'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체제 유지의 중추였던 혁명수비대가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에 집중하는 사이 바시즈 민병대의 비중은 상당히 커졌다.
이 인척은 "필요하다면, 그리고 최악엔 무장한 모든 바시즈 대원이 도시를 통제할 수도 있다"며 "그들은 전쟁으로 예전보다 더 동기부여가 돼 있고 집에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활력을 띠게 됐다"고 말했다.
타에브의 재등장으로 전쟁 중 크게 완화됐던 히잡 착용이나 대중문화가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가 아야톨라 하메네이와 오랜 인연으로 재기용됐을 뿐 민심을 자극할 정도로 사회 전체가 강경한 보수 분위기로 급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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