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800원, 남성은 공짜…오스트리아 화장실 차별금지 소송

입력 2026-08-26 02:16
여성 800원, 남성은 공짜…오스트리아 화장실 차별금지 소송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공중 화장실 상당수가 유료인 유럽에서 일부 남성은 공짜로 화장실을 이용하는 게 차별이라며 한 여성이 소송을 제기했다.

2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일간 슈탄다르트에 따르면 활동가 멜라니 그라디크(27)는 공중 화장실 요금 정책이 차별금지법에 어긋난다며 빈 시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라디크는 "모두 50센트(약 800원)를 내거나 아무도 돈을 내지 않아야 한다"며 "사소한 일이지만 일상에서 여성이 어떻게 차별받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슈탄다르트가 조사한 결과 빈 당국이 관리하는 공중 화장실 168곳 중 139곳은 무료, 나머지 29곳은 50센트를 받는다. 요금은 칸막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만 낸다. 덕분에 남성은 유료 화장실 29곳 중 20곳에서도 공짜로 소변기를 쓸 수 있다.

진보 진영은 빈의 화장실 요금 정책이 돌봄 부담도 더 많이 지는 여성의 현실을 외면한 차별이라고 주장해 왔다. 빈 녹색당 여성정책 대변인 율리아 말레는 "어린 아이와 함께 있으면 종종 서둘러야 하는데 항상 50센트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빈 당국은 그러나 칸막이 화장실을 청소하는 데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차등 요금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당국은 무료 소변기를 모든 시민이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는 데다 "노상 방뇨로 인한 오염을 방지하는 데 기여한다"는 논리도 댔다.

고충처리기관인 오스트리아 연방호민위원회는 이미 지난해 빈의 화장실 요금 정책이 차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가브리엘라 슈바르츠 위원장은 당시 "남성이 소변기에 항상 정확히 맞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청소 비용이 덜 든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요금 논란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시는 내년부터 무료 소변기를 없애고 남성에게도 돈을 받기로 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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