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공정위 현장조사 거부 논란…"대규모유통업법상 처음"(종합)
납품업체에 할인 비용 전가 의혹…쿠팡 "7일 전 통지 안 해"
조사 효력 정지 소송도 제기…과거 화물연대 반발로 현장조사 무산 사례
본안 소송 결과 나올 때까지 현장 조사 어려워…공정위 후속방안 고심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할인 비용 전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조사에 나섰다가 쿠팡 측의 거부로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대 온라인 플랫폼 업체가 정부 조사에 정면으로 맞선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쿠팡이 가격 맞춤형 쿠폰 비용을 납품 업체에 떠넘겼다는 의혹 등을 확인하기 위해 19일부터 28일까지 현장 조사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쿠팡 측이 조사 사실을 사전에 통지받지 못했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행정기관이 현장 조사에 나설 경우 원칙적으로 조사 개시 7일 전까지 조사 대상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조사기본법을 근거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정위는 사전에 조사 정보를 알려주면 증거 인멸 가능성이 있고, 조사 정보 유출 혐의로 직원들이 징계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장 조사에선 예외로 삼아왔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19∼21일과 24일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현장 조사를 시도해 쿠팡 측을 설득했으나 빈손으로 돌아왔다.
쿠팡 측은 더 나아가 공정위의 직권조사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고, 이 사실이 24일 공정위에 통보되면서 결국 현장 조사는 중단됐다.
공정위는 2021년과 2022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집단 운송 거부 과정에서 소속 사업자에게 운송 거부를 강요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운송을 방해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조사에 나섰다가 화물연대의 거부로 현장 조사를 못 한 적 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대규모유통업법과 관련해 현장 조사가 무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쿠팡을 상대로 한 공정위 현장 조사는 법원 집행정지 결정, 본안 소송 결과까지 나오기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현장 조사를 거부하면 공정위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에서 조사 결정 처분의 효력이 없다고 쿠팡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할 경우 이 역시 여의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집행정지 신청 인용 여부는 보통 1∼2주 안에 결론이 나온다.
공정위는 후속 절차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제기에 따라 법적 대응을 준비하면서 쿠팡이 주장하는 대로 7일 전 통지 후 조사하는 방안이 가능할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경우 조사정보 유출과 관련한 공정위 내부 감사 규정을 개정해야 하고, 쿠팡 외 어떤 기업에 조사 사전 통지를 적용할지 등 검토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사전 통지로 증거가 인멸되면 현장 조사는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
쿠팡은 특정 제품 가격이 경쟁 쇼핑몰보다 비쌀 경우 쿠폰을 자동으로 발행해 소비자의 실제 결제 가격을 최저가 수준까지 낮추는 방식을 적용해왔다.
이 과정에서 납품사 부담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의혹을 포착하고 공정위가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다른 혐의로도 여러 차례 공정위의 현장 조사를 받고, 과징금 처분까지 받은 적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현장 조사 자체를 거부한 적은 없었다.
쿠팡의 현장 조사 거부는 미국 정치권에서 쿠팡과 관련한 공정위 조사 등을 '미국인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이라고 비판한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미국 연방하원 법사위원회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11일 MBC라디오 '조승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쿠팡이라고 해서 차별적으로 법 집행을 하지 않는다"며 "네이버든 어떤 국내외 플랫폼이든 비차별적으로 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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