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바퀴벌레당' 내달초 대규모 행진…"정부, 약속 지켜라"

입력 2026-08-25 14:39
인도 '바퀴벌레당' 내달초 대규모 행진…"정부, 약속 지켜라"

교육장관 사퇴 이외 약속 이행 미루는 모디 정부에 반발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지난달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끌어낸 인도 Z세대 단체 '바퀴벌레국민당'(CJP)이 내달 초 수도 뉴델리에서 대규모 행진을 벌이기로 했다.

요구사항을 들어주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고 CJP가 시위를 중단했는데, 정작 교육부 장관 사퇴 이외의 약속 이행을 미적대고 있어서다.

25일 인도 매체 NDTV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CJP는 전날 성명에서 내달 5일 뉴델리 도심의 인디아게이트에서 델리 경찰본부까지 행진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행진은 최근 시위의 발단이 된 전국 의대 입학 자격시험(NEET) 문제 사전 유출사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입시생 유가족과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과도한 진압으로 피해를 본 이들이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부가 지난달 25일 입시생 유가족 보상과 시위 참가자에 대한 고발 철회 등을 약속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어 행진을 벌인다고 강조했다.

CJP는 "우리의 인내가 나약함으로 오인될 수 없고, 우리의 선의가 우리를 배반할 정부의 기회로 변질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행진은 평화적으로 진행된다면서 전국 대학생 및 청년단체의 동참을 촉구했다.

인도 내무부와 연방의회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은 CJP 성명에 관한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CJP가 실제로 행진을 벌이면 자칫 시위 재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앞서 CJP는 NEET 문제 유출·부실 운영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6월 대규모 항의 시위를 시작했다.

시위가 두 달가량 이어지면서 뉴델리는 물론 전국 각지로 번지자 모디 정부는 지난달 25일 교육부 장관 사퇴 등 CJP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고 약속, 시위 사태가 마무리됐다.

이로써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은 물러났지만, 여타 약속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상황이다.

CJP 주도 시위가 시작된 이후 줄곧 긴장 해소에 나선 모디 총리는 시위 사태 종결 이후 시위대 처벌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법원은 주정부들이 중대한 법 위반 혐의에 연루된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고발을 철회할 수 있다고 판결했고, 모디 정부 역시 이를 지지했다.

모디 총리는 독립기념일인 지난 15일 대학생과 실업 상태인 젊은이들을 위한 대책을 제시하며 젊은 층을 달래는 모습도 보였다.

CJP는 지난 5월 실업 청년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수리야 칸트 인도 대법원장의 발언을 계기로 결성됐다. 대법원장 발언을 풍자하는 이들이 결성한 CJP는 인스타그램에서만 2천3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모으는 등 세를 얻으며 모디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형국이다.

yct94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