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서 성추행 신고한 여학생 불태워 살해…전직 교장 사형

입력 2026-08-25 11:36
방글라서 성추행 신고한 여학생 불태워 살해…전직 교장 사형

항소법원, 피고인 16명 중 2명 사형·4명 무기징역…10명은 무죄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7년 전 방글라데시에서 공분을 일으킨 '성추행 피해 여학생 보복 살해' 사건의 피고인인 전직 교장이 항소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25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아시아뉴스네트워크(ANN) 등에 따르면 전날 방글라데시 항소법원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전직 이슬람 학교 교장인 SM 시라즈 우드 다울라와 그의 지인에게 1심과 같은 사형을 선고했다.

항소법원은 또 범행에 가담했다가 1심에서 함께 사형을 선고받은 공범 14명 가운데 4명은 무기징역으로 감형하고 나머지 10명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ANN은 항소법원의 구체적인 유·무죄 판단 이유는 판결문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법원이) 무분별하게 일괄적으로 (모든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일부 피고인 측 변호인은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하거나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 검찰은 문서와 증언 등을 토대로 정의를 실현해 달라고 항소심 재판부에 요청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아직도) 보복을 위협하는 메시지를 받고 있다"며 "우리 (가족의) 안전을 보장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다울라 등은 2019년 4월 6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100㎞가량 떨어진 페니 마을에서 당시 19살 여학생인 누스라트 자한 라피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라피는 열흘 전 당시 교장이던 다울라에게서 성추행을 당한 뒤 부모를 통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성추행 혐의로 체포된 다울라는 지인을 시켜 라피 가족에게 고소를 철회하라고 협박했으며 공범들에게 필요하면 라피를 살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라피는 학교 옥상에서 산 채로 불에 태워져 전신 80%에 화상을 입었고, 나흘 뒤 숨졌다.

조사 결과 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이슬람 복장인 '부르카'를 쓴 남성들이 라피를 꾀어 학교 옥상으로 부른 뒤 고소를 철회하라고 강요했으며 라피가 거부하자 몸에 등유를 끼얹고 불을 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당시 방글라데시 전역에서 큰 공분이 일었고, 가해자를 엄벌하고 여성 인권을 보호하라고 촉구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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