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英업체 협력 '핵추진 상선단' 추진…중국 조선업 견제
미국 해운청장 FT 인터뷰서 밝혀…2028년 첫 건조 시작 계획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중국 조선업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영국 업체와 민관협력으로 핵추진 상선단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교통부 산하 해운청(MARAD)의 스티븐 카멜 청장은 FT 인터뷰에서 영국 런던에 본사가 있는 '코어 파워'와 민관협력 각서를 이날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미국 텍사스주 코퍼스크리스티 항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카멜 청장은 각서 체결을 계기로 해운용 원자력 추진 선박 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중국 조선업계와 가격 경쟁이 아니라 기술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는 신속한 인허가, 보험 가입, 항만 이용 및 높은 수준의 안전 기준을 보장하는 규제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미국 선적의 핵추진 상선단 구축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코어 파워는 2028년에 첫 원자력 추진 선박의 건조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일본 대기업인 미쓰이, 미쓰비시, 스미토모 등을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약 2억 달러(2천77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서에는 연방 정부의 자금 지원 보증은 포함돼 있지 않다.
원자력 추진 기술은 수십년간 군용 잠수함에 쓰여 왔으나, 건조에 비용이 많이 들고 항구 입항 금지 조치와 복잡한 국제 책임 법규 등 어려움이 있어 상업 부문의 관심은 끌지 못했다.
현재 가장 많은 민간 핵추진 선박을 보유한 나라는 북극 쇄빙선에 이 기술을 많이 채택한 러시아다.
올해 6월에 미국선급협회(ABS)는 매사추세츠공대(MIT) 해양 컨소시엄이 제안한 핵추진 선박 설계에 초기 단계 평가인 기본승인을 내줬다.
이번 주에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행사에서 미국 고위 관리들은 영국, 프랑스, 일본, 한국 등 나라들의 관계자들과 만나 원자력 해운 기술 발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코어 파워의 미칼 보에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이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원자력 추진 상선을 추진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자력 추진 방식이 선박 속도를 50%에서 75%까지 높여주고 더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해준다며, 현재의 화석 연료 기반 시스템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25년 동안 교체해야 할 원자력 추진에 적합한 선박이 8천200척 있다"며 "이 기간 동안 그 중 10∼20%를 우리가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어 파워의 추산에 따르면 원자력 추진 선박의 수명 주기 동안 t당 연료 비용은 500∼600달러(69만∼83만원)로, 기존 해운 연료와 비교 가능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적 난관 중 상당수는 극복됐으나, 선주들은 사고 발생 시 책임 문제와 선박 비용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다.
MIT 컨소시엄에 속한 테미스토클리스 사프시스 교수는 핵추진 선박은 보험이 없으면 실현될 수가 없다며 "문제가 발생하면 누군가는 그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원자로 설계의 발전으로 안전성이 향상됐다며, 이 점은 나라에서 나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공통의 규제 틀이 필요한 핵추진 선박들에 대해 우호적 여론이 형성되도록 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자력 추진 선박이 업계에 완전히 새로운 경제 모델을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도 업계 임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현재는 선박을 용선하는 측이 항해에 필요한 연료비를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원자력 추진 선박은 선박 건조 시에 연료를 구매하게 되며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으므로, 다른 방식으로 비용을 분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선주와 운영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선박 건조 시 자본 지출 자체에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업용 선박에 승선할 충분한 원자력 엔지니어를 확보하거나 기존 선원을 교육할 자원을 마련하는 문제, 그리고 항구에 원자력 추진 선박이 정박하는 것에 대한 대중의 수용 여부에 대한 우려도 있다.
관련 업계 임원들 대부분은 원자력 추진 선박의 취항 시점은 일러도 2030년대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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