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다시 씌우려는 이란 강경파…여성들은 반발"

입력 2026-08-23 15:10
"히잡 다시 씌우려는 이란 강경파…여성들은 반발"

전쟁 중 느슨해졌던 히잡 단속 다시 강화하자는 압력 커져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여성의 히잡 착용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이란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에선 여성이 외출할 때 히잡을 반드시 써야 하지만 6개월 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같은 법적·종교적 제약이 느슨해져 히잡을 쓰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다.

CNN은 "미국과 충돌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친정부 집회나 국영매체에서도 히잡을 쓰지 않는 여성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며 "정부와 군부엔 다뤄야 할 더 큰 문제(전쟁)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주 사이에 보수 성직자, 정치인들이 '공공장소에서의 노출'이라고 부르는 행위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란 국영매체에서 복장 규정, 즉 여성의 히잡 착용을 준수하지 않아 폐쇄된 카페와 사업체의 기사를 비중 있게 내보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수도 테헤란 검찰청은 17일 시내 일부 카페와 식당에서의 음란 불법 행위, 비관습적이거나 부적절한 의류를 파는 매장에 대해 엄중 조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테헤란 금요 대예배를 집전하는 성직자 모하마드 자바드 하즈 알리 아크바리는 "'노출'을 부추기는 조직적 시도가 있으며 일부 사람들은 부적절한 복장으로 공공장소에 나타나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에서 노출, 공연 음란과 같은 표현은 대체로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쓰지 않는 것을 일컫는다.

강경 보수 성향의 이란 신문 케이한의 편집장 호세인 샤리아트마다리는 사설에 "히잡 단속이 공무원의 법적 의무이자 종교적 사명"이라고 썼다.

이란에서 히잡 착용 의무가 느슨해진 것은 전쟁 중 민심의 동요와 불만을 완화하려는 지도부의 유화책으로 보이지만 4년 전 전국적으로 일어난 '히잡 시위'의 여파를 무시할 수 없다.

이 시위 이후 이란 젊은 여성층은 당국의 경고에도 히잡 의무 착용을 거부하는 정서가 커졌다.

CNN은 이처럼 최근 여성에 대해 커지는 강경 보수파의 압력에도 이란 여성들은 이에 위축되지 않는 정황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SNS)에 여성에게 금지된 오토바이를 탄 여성들의 동영상이 계속 게시되고 있는 것이 하나의 방증이라는 것이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최근 "한 성직자가 히잡을 언급했는데 동네 모스크에 가서 거기서 노력해야 한다. 법으로 사람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전 국회의원 골람알리 자파르자데 이마나버디는 여성의 히잡 대신 물가 상승과 민생고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