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행기 조종면허 요건에 '정치심사' 추가…빌딩 충돌 영향"

입력 2026-08-23 11:30
"中, 비행기 조종면허 요건에 '정치심사' 추가…빌딩 충돌 영향"

홍콩매체 "면허 연령 등 제한 강화…경찰, 항공업계에 '소란 일으키지 말라' 경고"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이 지난 6월 발생한 베이징 최고층 빌딩 경비행기 충돌 사고와 관련해 드론과 스포츠 항공기 조종사 면허 신청자를 대상으로 '정치 심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홍콩 명보가 23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달부터 항공 안전 검사와 항공기 안전 보위 방안, 안전 배경 심사(신원 조회)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개정 '민용항공법'을 시행하고 있다.

당국은 이와 별도로 '민용항공기 조종사 자격 심사 규칙'과 '상업 비운송 운영자 운행 자격 심사 규칙', '민용항공기 조종사 학교 자격 심사 규칙' 등 법규 개정안을 함께 마련해 이달 중순부터 항공업계 의견을 수렴 중이다.

잇따라 나온 새 법률과 개정안들의 취지는 일반 항공 시장 진입 문턱을 대폭 높이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의견 수렴 중인 심사 규칙들에는 스포츠 항공기 면허와 개인 면허 소지자의 연령 상한을 65세로, 학생 면허 신청자의 연령 상한을 50세로 각각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지금까지는 비행 면허를 신청하려면 '범죄 기록'만 없으면 됐지만, 새 법령은 앞으로 '배경 심사 결과 합격'을 요건에 추가했다.

중국에서는 당·정·군과 일부 국유기업, 보안과 신뢰가 요구되는 중요 기관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때 외부 기관을 통해 배경 조사를 하는데, 이를 '정치 심사'라고도 한다. 스포츠 항공기 등 일반 항공기 면허 신청자도 강도 높은 신원 조회를 하겠다는 의미다.

당국은 아울러 스포츠 항공기 면허와 개인 면허의 유효기간을 종전 6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정기 검사 주기 역시 24개월에서 12개월로 줄이기로 했다. 검사는 비행 학교 교원이 아닌 중국 민용항공국 시험관만이 시행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은 6월 26일 2인승 경비행기가 높이 528m의 베이징 최고층 빌딩인 시틱타워(중국명 중신빌딩) 상단에 충돌한 사건 이후 항공기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66세 조종사 류모씨가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베이징시 당국은 일주일 후인 7월 2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조종사 류씨의 '개인적인 원인으로 발생한 공공안전 위해 사건'이라고 이번 사안을 규정했다.

명보는 충돌 사건 이후 중국 본토 내 일반 항공 업계는 두 달 가까이 전면적으로 비행을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 온라인 게시물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일반 항공 업체 42곳이 영업 허가 취소나 변경을 신청했고, 이들 대부분은 스포츠 항공기 업체였다.

업계 전체가 '고사' 위기에 놓이자 최근 온라인에선 일반 항공업 종사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취지의 '자구(自救) 호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찰로부터 합리적·합법적으로 요구를 표명해야지, 극단적인 행동을 하거나 베이징에 가서 소란을 일으키면 안 된다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명보는 "경찰이 상방(上訪)을 막으려고 연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방이란 억울한 일을 당한 민원인이 직접 정부 기관을 찾아가는 행동이다.

당국의 '저고도 경제' 육성 드라이브 속에 몸집을 키웠던 드론 업계도 잇단 공연 취소와 활동 제약 강화에 직면한 상황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네이멍구·간쑤·산둥·광둥·하이난 등 중국 11개 성·자치구 관광지와 행사 주최 측이 이달 들어 드론 공연을 연이어 취소했다.

드론 공연이 취소된 구체적인 이유는 대체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근 온라인에선 한 드론 업체가 중국군으로부터 비행 중단 명령을 받았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이 유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xi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