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풀고 주담대는 조이고…가계대출 관리 '새 문법'

입력 2026-08-23 05:49
집단대출 풀고 주담대는 조이고…가계대출 관리 '새 문법'

하나銀, 11월분 모집인 접수 중단…잔금대출엔 최저 금리 제시

기존 총량 목표 1.8조 초과…주담대 승인·신용대출은 감소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도흔 기자 = 주요 시중은행들이 집단대출을 대폭 확대하고 기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억제 조치는 유지하는 영업 전략을 본격화했다.

주택 공급 관련 실수요 대출은 과감히 풀되 가계대출 관리는 이어가려는 금융당국 기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부응한 결과로 보인다.

◇ 대출 문턱 더 높이는 은행들…연말까지 기조 유지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21일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접수를 11월 실행분에 한해 중단하기로 했다.

이미 문턱을 크게 높인 가계대출 창구를 추가로 좁히며 연말까지 총량 관리에 전력을 다할 태세다.

하나은행은 이달 들어서만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신규 가입 중단(7일), 마이너스통장 한도 최대 5천만원으로 제한(11일),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 중단(12일) 등을 숨 가쁘게 도입해왔다.

다른 은행들의 움직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0일 주택구입 목적 담보대출 한도를 모든 지역에서 3억원으로 축소하는 초강수를 둔 뒤 이를 유지 중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5일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수준 내에서 최대 1억원,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천만원으로 각각 낮췄다.

NH농협은행이 이례적으로 이달 20일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 취급을 전격 재개했으나, 비슷한 조치를 발표하며 따라오는 은행은 없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 전체가 대출을 강하게 조인 상태에서 일부만 풀면 수요가 그쪽으로 확 몰릴 수 있어 서로 신중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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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은행 가계대출 연간 증가 목표치·현황(단위:억원)│

│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자료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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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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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증가액 목표치(변경 전) │ 4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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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증가액(1월 1일∼8월 20일) │ 6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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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말 잔액 │ 6,449,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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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0일 잔액 │ 6,51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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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목표치 초과 속 규제 효과 일부 가시화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의 고삐를 놓지 못하는 이유는 총량이 이미 임계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정책성 대출 제외)은 651조1천510억원으로, 작년 말(644조9천700억원)보다 6조1천81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이 올해 초 금융당국과 협의해 설정한 기존 연간 증가액 목표치(4조3천363억원)를 1조8천447억원 초과한 상태다.

당국이 연간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0%로 2배 확대하기로 했으나, 추가 여력 상당 부분이 집단대출 등 주택 공급 관련 대출에 활용될 것으로 보여 경계를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들이 자체 규제를 총동원한 가운데 대출 실행의 선행 지표인 신청 승인 규모는 다소 줄었다.

5대 은행에서 이달 들어 20일까지 승인(서류접수 후 심사 완료 기준)한 주택담보대출은 총 5조7천608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천880억원으로, 지난달(3천259억원)보다 11.6% 감소한 수준이다.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20일 기준 109조7천462억원으로, 전월 말(109조7천533억원)보다 71억원 줄기도 했다.

최근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급증한 신용대출 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4월(-3천182억원) 이후 넉 달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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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가계대출 현황(단위:억원) │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자료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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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7월 말 │ 8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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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잔액 │ 7,789,791│ 7,804,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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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 대비 증감액│ 40,183│15,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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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잔액 │ 6,179,411│ 6,19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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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 대비 증감액│ 27,955│1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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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잔액 │ 1,097,533│ 1,097,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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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 대비 증감액│ 10,829│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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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 격전지 떠오른 대단지 아파트…한도 늘리고 금리 낮추고

은행들은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계속 억제하는 반면, 집단대출 영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서울 서초구 대단지 아파트 '디에이치 방배' 잔금대출이 은행권 영업의 '격전지'로 떠오른 모습이다.

5대 은행은 기존 1천억원씩이었던 이 아파트 잔금대출 한도를 지난 20일 2천억∼4천억원으로 대폭 높였다. KB국민은행은 3천억원, 신한은행은 4천억원, 하나은행은 3천500억원, 우리은행은 2천억원, NH농협은행은 3천억원 등이다.

5대 은행 합산 5천억원에 그쳤던 잔금대출 한도가 불과 하루 만에 1조5천500억원으로 세 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더 많은 대출을 유치하기 위해 금리 인하 경쟁도 벌이고 있다.

일반 대출모집인 창구를 11월 실행분까지 잠근 하나은행조차 디에이치 방배 잔금대출에는 5대 은행 중 가장 낮은 최저 연 4.566%를 제시하며 고객 유치에 나선 점이 눈에 띈다.

다른 은행들도 앞다퉈 가산금리를 인하하며, 하나은행보다 크게 높지 않은 연 4.68%의 대출 금리를 제시했다. 추가 금리 인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1∼2주 내로 새로운 총량 목표치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에 맞춰 새로운 관리 기조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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