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방위군 범죄감소 효과 없다' 싱크탱크에 소송 위협

입력 2026-08-22 13:05
트럼프, '주방위군 범죄감소 효과 없다' 싱크탱크에 소송 위협

수정헌법 1조 내세운 미국진보센터 "비판 침묵시키려는 시도"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도시에 주방위군을 투입한 조치가 폭력범죄 감소에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보고서를 낸 진보 성향 싱크탱크를 상대로 50억달러(약 6조9천억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예고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알레한드로 브리토는 17일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에 서한을 보내 보고서를 철회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50억달러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통보했다.

문제가 된 보고서는 CAP가 지난달 13일 공개한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 멤피스 등에 주방위군을 투입한 조치가 폭력범죄 감소에 거의 효과가 없었다는 결론을 담고 있다.

CAP은 2023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이들 도시의 살인과 폭력범죄, 총기 피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주방위군 투입과 범죄율 변화 사이에 통계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전국적인 폭력범죄 감소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기 전부터 시작됐으며, 주방위군 배치를 2026년 말까지 지속할 경우 납세자 부담이 17억달러(약 2조4천억원)를 넘어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CAP은 보고서에서 병력 배치의 주된 목적이 범죄 차단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위험한 권력 장악 시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보고서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보고서를 "또 다른 급진 좌파의 사기극"이라고 규정하고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CAP에 금전적 보상을 하지 않으면 거액의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보낸 것은 그로부터 일주일 뒤였다.

CAP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니라 탠던은 이런 법적 위협에 "겁먹거나 굴복하지 않겠다"며 반발했다. 그는 보고서가 트럼프 행정부에 불편한 결론일 수는 있지만 엄격한 자료 분석과 연구에 근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근본적 권리 중 하나는 어떤 행정부의 주장과 배치되는 사실과 분석도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번 소송은 우리를 침묵시키려는 노골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NYT는 이번 소송 위협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과 기관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확대해온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이후 영국 공영방송 BBC와 NYT 등 유력 언론사들을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했고,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아이오와주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여론조사를 보도한 지역지 디모인 레지스터를 상대로도 선거 개입을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이런 법적 대응 가운데 상당수는 법원 심리 단계에서 제동이 걸렸다.

카토연구소 등 다른 싱크탱크들도 "정책을 둘러싼 이견은 비판을 침묵시키기 위한 위협이 아니라 공개적인 검증과 증거, 토론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면서 CAP를 지지하고 나섰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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