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슈퍼위크'…코스피 '주주환원 약발' 계속되나
미 장기채 금리 고공행진에도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 상승마감
다우존스 0.98%↑, S&P 500 0.43%↑·나스닥 0.44%↑
핫칩스 2026·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美반도체는 관망세
韓증시 투자심리 지표는 등락 엇갈려…코스피200 야간선물 2.29%↓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지난 한 주 한국 주식시장은 미국-이란 휴전협정 연장 무산과 주요국 장기금리 급등의 충격에 반등 흐름을 멈추고 쉬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장중 5.33%대까지 올라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 일본 10년물 금리도 한때 2.9%를 넘겼다.
이에 글로벌 증시 전반이 조정을 받았으나, 주 후반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대규모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유입되며 코스피는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2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21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64.99포인트(0.93%) 내린 6,912.95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광복절 연휴에서 돌아온 직후인 18일 장중 '7천피'를 회복하며 한 주 거래를 개시했으나 곧장 상승분을 반납하고 6,800선으로 밀려났다.
19일에도 5.80%의 급락세가 이어지며 장중 6,400선을 위협받던 코스피는 20일에는 5.89% 급등해 6,852.58로 마감했다.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재매입) 확대에 힘입어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한 데다,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공시한 것이 투자심리 회복의 배경이 됐다.
SK하이닉스는 3년간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환원하는 내용의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고, 이에 힘입어 전주 대비 5.17% 상승한 173만원으로 지난주 거래를 종료했다.
삼성전자 역시 21일 이사회에서 특별배당을 포함한 100조원대 주주환원 계획을 공개될 것이란 기대감 속에 전주보다 2.55% 오른 28만1천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국채 바이백 확대에도 불구, 미국 국가부채가 40조 달러(약 5경5천500조원)를 돌파한 상황과 재정적자 확대 추세,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우려 등이 지속되며 미 국채 금리는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21일 국내 주식시장에선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으나, 대규모 주주환원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다만, 삼성전자는 21일 장 마감 후 90조~11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2026년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밝힌 뒤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8시)에서는 상승분을 급격히 반납하고 27만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올해 3분기 정규 분기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시행할 계획이나 구체적 내용은 10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시장 참여자들은 즉각적인 움직임을 기대했기에 다소 온도차가 있었던 까닭으로 보인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전주보다 2.72포인트(4.92%) 오른 58.03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29일 장중 93.27까지 치솟았던 VKOSPI는 이달 중순 55선 안팎까지 내려왔으나 지난주에는 다시 상승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지난주(18∼21일) 유가증권시장 투자자별 매매현황을 들여다보면 기관과 외국인이 2조3천755억원과 1조8천512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조9천412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외국인 주간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7천118억원), 한미반도체[042700](657억원), 효성중공업[298040](596억원), HD현대중공업[329180](474억원), 키움증권[039490](462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주간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기[009150](9천192억원), SK하이닉스(4천810억원), 삼성전자우[005935](3천750억원), SK텔레콤[017670](1천167억원), 두산에너빌리티[034020](1천161억원) 등이다.
코스닥은 전주보다 62.71(7.25%) 내린 801.94로 마감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보다 신속하게 반등하며 높은 수익률을 보였으나, 주요국 장기채 금리 급등의 영향으로 할인율 부담이 커지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대거 매물이 출회됐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1일 뉴욕증시는 미 국채 금리 재상승에도 불구, 3대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변동성이 커진 미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증시에 부담을 줬지만, 최근 주가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미 서비스업 경기 확장세가 확인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98%와 0.43%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44% 상승했다.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1bp(1bp=0.01%포인트) 오른 5.28%,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bp 오른 4.73%를 나타냈으나, 최근 증시 하락에 따른 가격매력이 부각되면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
S&P 글로벌이 발표한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비즈니스 활동 지수 예비치가 56.8로, 전달보다 2.2포인트 상승하면서 서비스업 경기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형성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월간 옵션 만기일을 맞아 만기물량 소화 후 옵션 익스포저가 해소되자 주요 지수가 오전 저점을 기록한 뒤 반등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가운데 수급 변화도 시장에 영향을 줬다. 이번 주 반도체 업종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와 장기금리 상승, AI 밸류에이션 논쟁 등으로 하락했는데,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한 학술행사인 '핫칩스 2026'과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망심리가 높아진 점도 특징"이라고 짚었다.
다만 과거처럼 급격히 포지션을 청산하기보다는 주요 이벤트를 기다리며 거래량이 줄어드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그런 까닭에 작은 매물에도 개별 기업 단위로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 보였다고 서 상무는 덧붙였다.
실제, 마이크론(-0.77%), 샌디스크(-0.28%), 웨스턴디지털(-2.05%), 시게이트(-0.03%)는 내렸으나,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치는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은 등락이 엇갈렸다.
한국 증시 투자심리 관련 지표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는 0.10% 오른 데 그친 반면 MSCI 신흥지수 ETF는 0.75%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51% 하락했으나, 러셀2000지수는 0.85% 올랐고, 다우 운송지수도 0.88%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코스피200 야간 선물은 2.29%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주요 경제·기업 일정을 주시하고 있다.
'AI 반도체 슈퍼위크'라고 할 만큼 AI 및 반도체 산업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벤트가 다수 대기 중인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잭슨홀 정책 심포지엄(28∼29일), 케빈 워시 의장의 연설,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 등도 예정돼 있어서다.
당장 23일 개막할 '핫칩스 2026'에서는 엔비디아의 루빈, AMD의 MI400,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정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오픈AI의 자체 칩 로드맵 공개가 예정돼 있다.
이어 26일과 27일에는 엔비디아와 마벨테크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를 AI 및 반도체 산업의 확장성을 재확인하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서 상무는 "이번 주 금융시장은 단순히 미국 PCE 물가와 엔비디아 실적만 확인하는 주간이 아니라 AI 반도체 산업의 차세대 기술과 수요, 경쟁 구도가 동시에 공개되는 중요한 한 주라는 점에서 관련 종목군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시간으로 27일 나올 엔비디아 실적의 관건은 컨센서스(시장평균전망치) 상회 여부뿐 아니라 높은 총이익률을 유지하는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블랙웰에서 루빈으로 넘어가는 전환 초기 구간이고, 통상 신제품 초기에는 수율 안정화 이전의 원가 부담으로 마진이 희석된다"면서 "매출이 늘어도 마진이 훼손되면 AI 투자의 수익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에 미 재무부의 장기금리 안정화 시도까지 더해지며 그간 코스피를 제약해 온 요인이 대부분 해소됐다"면서 차주 엔비디아 실적이 AI 사이클 지속을 확인시키고 잭슨홀을 계기로 미 국채 금리 변동성까지 진정될 경우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 등 주요 일정은 다음과 같다.
▲ 24일(월) = 미국 7월 시카고 연은 국가활동지수
▲ 25일(화) = 미국 7월 신규주택매매, 미국 8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심리지수
▲ 26일(수) = 미국 7월 PCE 물가지수, 미국 7월 근원 PCE 물가지수, 미국 7월 내구재 신규수주
▲ 27일(목) = 한국은행 8월 금융통화위원회
▲ 28일(금) = 미국 8월 마켓뉴스인터내셔널(MNI)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 일본 8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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