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북미대화 되려면 한미간 훈련축소 여파 즉각 수습돼야"
美전문가 주장…"비핵화 대신 공존 초점 맞춘 美고위급 입장 나와야" 제안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생산적인 대화를 하려면 한미연합훈련 축소에 따른 한국과의 정치적 여파에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미국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안킷 판다 미 카네기국제평화연구재단 핵정책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21일(현지시간) 미 비영리단체 핵과학자회(BAS) 기고문에서 미국의 정책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김정은과의 관여를 추진하고 미국의 대이란 정책에 거리를 둔다고 판단해 한국에 벌을 주려 한 트럼프 대통령의 본능으로 한국과의 불필요한 위기가 초래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에 따라 한미 동맹 간 조율된 접근에 걸림돌이 생겼다"면서 "김정은과 생산적인 관여를 하려면 한미가 한미연합훈련 축소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 결정이 초래한 정치적 여파가 즉각 수습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여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이번 위기가 양국 동맹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더라면 김정은을 만나려는 트럼프의 시도가 더 큰 지지를 받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고 싶다면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공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폐기를 주장하는 대북적대시 정책의 핵심은 미국의 비핵화 요구이며 한미연합훈련 축소로는 북한의 관심을 끌 수 없다는 게 판다 선임연구원의 주장이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단기적 목표는 비핵화가 아니라는 신뢰할 만한 고위급 성명이 미국에서 나온다면 북한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며 "즉흥적인 발언이 아니라 미리 준비된 서면 입장을 통해 북미관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하며 미국은 동북아 동맹국과 비전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김 위원장을 만날 생각이라면 APEC 회의 훨씬 이전에 이러한 입장이 발표될 수 있어야 하며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적을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접근이 북한의 핵보유를 정당화하거나 옹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서 "미국이 아마도 세계에서 핵무기 사용 문턱이 가장 낮은 국가와 공식적인 관계와 정기적 소통을 하고 있지 않다는 시급한 현실을 직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궁극적 목표는 안정을 도모하고 미국이 당분간 핵을 가진 북한과 공존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미국과 동맹국은 비공개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장기적 목표로 유지할 수 있으나 이는 동북아 안보지형에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인 한미훈련 대폭 축소로 김 위원장에 대화 재개를 손짓하면서 외교적 치적 확보를 위해 한국과의 충분한 조율 없이 북미정상회담을 서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 논의는 불가능하고 핵보유국으로서 군축 논의에만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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