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숲속에 숨겨진 권총…러시아 암살공작 의심(종합)
"독일, 러 정보기관 은닉 무기로 확신"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베를린 근교에서 러시아 정보당국이 암살 공작을 위해 숨겨둔 걸로 추정되는 권총 두 자루가 발견됐다고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과 ARD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국내정보기관 연방헌법수호청(BfV)은 지난해 여름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 경계에 있는 숲에서 무기 은닉 시설을 발견했다. 안에는 실탄이 장전된 권총 두 자루가 있었다.
당국은 권총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총기가 작동하지 않도록 조작한 뒤 위치추적장치(GPS)를 달아 원격으로 감시했다. 한 소식통은 1년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고 작년 여름 시작한 감시 작전이 시설을 설치한 쪽에 감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기 은닉시설 구축에 관여했다고 의심되는 용의자는 지난해 가을 루마니아에서 체포됐다.
당국은 독일 내 암살 작전을 위해 러시아 정보기관이 마련한 비밀 무기고로 확신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BfV는 최근 러시아가 독일에 망명 중인 반정부 인사와 방위산업체 경영진, 우크라이나 지지 세력을 암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 왔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내무장관은 이날 "발견된 무기들과 탄약은 분명 테러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준비된 것"이라며 외국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루마니아에서 적발된 용의자가 택배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현지에 구금돼 있다며 두 나라에서 받는 혐의가 관련이 있는지는 수사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루마니아 수사당국은 지난해 10월 러시아의 사주를 받고 우크라이나 택배업체 노바포스트 부쿠레슈티 지점에 방화 장치를 설치한 혐의로 우크라이나 국적자 2명을 체포했다고 독일 일간 벨트가 보도했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스파이를 위해 현지에 비밀 창고를 마련하고 총기와 통신장비 등을 은닉하는 건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시절부터 러시아 정보기관의 전형적 전술이라고 SZ는 전했다.
현지에서 무기를 조달하는 공작 수법은 2019년 독일에서 발생한 체첸 반군 지도자 젤림칸 칸고슈빌리 암살 사건으로 일부 드러난 바 있다.
당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바딤 크라시코프는 대낮에 베를린 시내 클라이너티어가르텐 공원에서 칸고슈빌리에게 총을 쏴 살해했다. 독일 수사당국은 범행 하루 전 입국한 크라시코프가 소음기 달린 글록26 권총과 도주용 전기스쿠터, 가발, 여러 벌의 옷 등 범행 도구를 혼자 준비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했다고 봤지만 공범을 찾지는 못했다. 법원은 크라시코프에게 종신형을 선고하면서 "범행은 베를린에 있는 조력자에 의해 빈틈없이 준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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