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포커스] "무료게임 지출, 상위 10%가 61% 차지…수익화 구조 규제 필요"
오스트리아 연구팀 "확률형 아이템 넘어 무료게임 수익화 시스템 전반 살펴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게임은 무료로 제공하면서 게임 내 결제에서 수익을 내는 비디오게임에서 대부분의 지출이 소수 이용자에게 집중되고, 고액 지출자에서 게임 장애와 도박 장애 가능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스트리아 장크트푈텐 응용과학대 마르쿠스 메시키 교수팀은 22일 국제학술지 공중보건 프런티어스((Frontiers in Public Health)에서 10~19세 학생 2천300여명의 게임 내 지출 행태를 분석한 결과, 게임 내 결제 이용자 중 지출 상위 10.4%인 85명이 전체 지출액의 61.4%를 차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무료 게임 지출의 도박 유사성 등을 고려할 때 확률형 아이템인 '전리품 상자'(loot box)만이 아니라 이용자의 반복적인 지출을 유도할 수 있는 무료 게임의 수익화 구조 전반을 살펴보고 이용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료 플레이 게임은 게임 자체는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게임 안에서 아이템이나 기능 등을 구매하게 해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디지털 게임 산업의 경제 구조를 변화시켜 수익을 일회성 판매에서 지속적인 소액 결제로 전환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무료 게임 모델 연구는 주로 전리품 상자나 게임 진행을 위해 결제가 필요한 '페이투윈'(pay-to-win) 시스템 같은 구체적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춰왔다며 청소년의 소비 행태가 문제성 게임 이용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오스트리아 10~19세 학생 2천308명을 조사해 게임 내 지출과 게임 장애·도박 장애, 사회경제적 지위의 관계를 분석했다.
전체 조사 대상 중 1천952명(84.6%)이 게임 내 구매가 가능한 게임을 이용했고, 최근 1년간 실제로 돈을 쓴 학생은 818명(35.4%)이었다.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69.9유로(약 27만원)였다.
지출 상위 10%에 해당하는 85명(10.4%)의 지출이 전체 게임 내 지출의 61.4%인 8만5천385.9유로(약 1억3천만원)를 차지했으며, 최근 1년간 400~1만2천유로를 썼고, 평균 지출액은 1천5유로(약 160만원)였다.
게임 내 지출은 지니계수가 0.854를 기록할 만큼 소수 이용자에게 극도로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지출이 고르게 분포하고 1에 가까울수록 소수에게 집중됐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런 지니계수(0.854)는 독일 도박 지출에서 보고된 지니계수(0.879)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이는 소수 이용자에게 지출이 집중되는 게임과 도박의 구조적 유사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 고액 지출자 중 게임 장애로 분류된 비율은 14.1%로 나머지 지출자(4.2%)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전체 게임 내 구매자 가운데 게임 장애 기준에 해당한 학생은 43명(5.3%)이었으며, 이들이 전체 지출의 10.3%를 차지했다.
최근 1년간 도박을 했다고 답한 1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32명(31.1%)이 도박 장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이 전체 게임 내 구매자 지출의 14.7%를 차지했다.
고액 지출자는 주로 남성이었고 평균 연령도 전체 구매자보다 높았으나, 고액 지출자와 일반 지출자 사이에 가정의 경제적 수준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확률형 아이템이나 페이투윈, 배틀패스 등 결제 유형 구분 없이 게임 내 모든 지출을 분석했다며, 게임의 '도박 유사성'을 확률형 아이템 같은 특정 기능 하나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규제도 확률형 아이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구매의 즉각성과 반복성을 낮추고, 지출 한도와 결제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며, 과도한 지출 압박을 주는 설계를 제한하는 등 수익화 시스템 전반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출처: Frontiers in Public Health, Markus Meschik et al., 'Heavy Spenders in Digital Games: Expenditure Disparities and Associations between In-game Microtransactions, Gaming Disorder and Gambling Disorder among Adolescents', http://dx.doi.org/10.3389/fpubh.2026.1867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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