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성장 멈추자 AI로…통신 3사, AIDC에 승부 건다

입력 2026-08-23 07:33
무선 성장 멈추자 AI로…통신 3사, AIDC에 승부 건다

2분기 AIDC 매출 일제히 두 자릿수 성장…SKT 92.5%↑

데이터센터 투자 대형화…전력망·장기 고객 확보가 변수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이동통신 3사가 가입자 포화로 무선통신 사업의 성장이 사실상 멈춰선 가운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AIDC)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2분기 통신 3사의 무선 매출과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정체 흐름을 이어간 반면 AIDC 등 AI 인프라 사업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이에 3사는 대규모 AIDC 증설과 전력·부지 확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막대한 투자비를 회수할 안정적인 수요와 장기 고객을 확보하고 급변하는 AI 인프라 기술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결국 기존 무선 사업에서 창출되는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AI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면서 전력망 확보와 가동률, 수익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느냐가 통신 3사의 AI 전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 무선 성장 사실상 멈췄다…AIDC는 두 자릿수 성장

23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시장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증가율은 2020년 5.4%에서 2022년 4.8%, 2023년 1.8%, 2024년 0%로 매년 둔화했다.

올해 1분기 통신 3사의 합산 평균 ARPU 역시 3만3천22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1% 증가하는 데 그쳐 사실상 정체 상태다.

5G 전환율이 정점에 도달한 데다 알뜰폰·중저가 요금제 확산, 단통법 폐지 이후에도 보조금 경쟁이 재현되지 않으면서 기존 무선 사업만으로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여파다.



반면 AI 인프라 분야에서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의 올해 2분기 AIDC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5% 급증한 1천362억원을 기록했다. KT[030200]는 2천654억원(클라우드 합산), LG유플러스[032640]는 1천241억원으로 각각 19.8%, 28.9% 증가했다.

◇ AIDC 투자 경쟁 본격화…전력·부지·수요 확보가 변수

중장기 투자 규모는 대형화하는 추세다.

SK텔레콤은 AIDC 전담법인 'SK하이퍼'를 설립해 2030년까지 7천500억원을 출자하고 2035년까지 최대 15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확보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KT는 2031년까지 AIDC 1GW와 해저케이블 90Tbps 확보 계획을 내놨으며, LG유플러스는 200MW급 파주 AIDC를 내년 상반기부터 단계적으로 가동한다.

그러나 공격적인 증설 속에서 공급 과잉과 기술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시설을 구축하는 것을 넘어 전력과 부지를 확보하고 고성능 AI 칩셋을 감당할 액체 냉각(수랭식) 등 차세대 설비를 통해 글로벌 빅테크 등 임차인을 유치해야 막대한 초기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 수급 지연과 입지 조건에 따른 공실률 위험도 변수다. 입지와 차세대 냉각 설비를 갖춘 최신 거점 센터는 품귀 현상을 겪지만, 기존 공랭식 센터는 입지 열세와 급변하는 기술 대응 한계로 공실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자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점도 향후 수요에 의문점을 갖게 하는 지점이다.

◇ AI 투자 버팀목은 여전히 무선…장기 고객·수익화가 관건

AI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전체 실적을 떠받치는 근간은 여전히 B2C 무선통신 사업이다.

올해 2분기 기준 SK텔레콤의 무선 매출은 2조5천634억원, KT는 1조6천749억원, LG유플러스는 1조6천602억원으로 AIDC 매출에 비해 비중이 절대적이다.

이는 막대한 초기 비용이 드는 AI 인프라 투자를 지속할 원동력 역시 무선 사업의 현금흐름에서 나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통신 3사의 AI 주도권 다툼은 단순 외형 확장을 넘어 본업의 충실한 수익을 바탕으로 전력·부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가동률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역량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초기 투자가 투입되는 만큼 단순 외형 확장보다 고전력·고밀도 인프라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설비를 갖추고 장기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글로벌 AI 추론 수요의 증가 속도와 전력망 확보 여부가 향후 사업의 실질 수익성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binz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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