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AI생태계 설계국 되려면 K온톨로지·스테이블코인 시급"

입력 2026-08-20 15:33
박영선 "AI생태계 설계국 되려면 K온톨로지·스테이블코인 시급"

美실리콘밸리서 기조강연…"제조데이터 강국 강점 살려야"

"원화 코인 늦어지면 안방 결제시장 美달러 코인에 잠식"



(새너제이=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한국이 세계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설계하는 국가로 도약하려면 AI를 위한 산업 데이터 표준을 수립하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가치안정형 디지털 자산)을 조속히 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영선 재정경제부 전략경제자문단 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에서 열린 'K-PAI(Korea Private AI) 포럼'의 기조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은 미국과 중국이 AI 패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디지털 식민지가 되지 않으려면 가장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로 산업 데이터의 연결 표준을 수립하는 'K-온톨로지'(K-Ontology)를 꼽았다.

원래 '존재론'이라는 뜻인 '온톨로지'는 AI 업계에서 여러 데이터 간 관계나, 기존에 문서화하지 않았던 업무상 지식을 일컫는 '암묵지' 등을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연결한 데이터를 말한다.

박 위원장은 "한국은 조선, 반도체, 자동차 등 다양한 제조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라며 K-온톨로지 프로젝트를 적용하면 이 같은 강점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데이터가 쌓이면 AI가 제조 과정의 흐름과 관계를 이해해 AI 팩토리(공장)까지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체 데이터를 한꺼번에 온톨로지화할 수는 없으므로 한국이 강점을 가진 국방·제조·물류 3대 분야부터 우선 시작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이미 주도권을 빼앗긴 기반 모델(파운데이션 모델) 시장에서 무리하게 추격에 나서기보다 실물 AI(피지컬 AI)와 산업별 특화 모델인 '버티컬 AI' 시장을 겨냥해야 승산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남 해남에 구축 중인 국가 데이터센터와 전국의 실물 AI 프로젝트, AI 제조 플랫폼 '캠프'(KAMP)를 파편화하지 말고 유기적으로 상호 연결해 국가 연산·데이터 인프라로 가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다른 긴급 과제로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신속한 입법과 발행을 들었다.

그는 미국이 스테이블코인과 가상화폐 등을 중심으로 결제 시장과 블록체인 등 기반 신원인증 시장까지 선점하려 하는 상황에서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잠식되지 않으려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 통화량 통제가 안 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런 걱정보다는 오히려 제도 마련이 늦어지면서 국내 시장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점령당할 위험이 훨씬 크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용기를 갖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 뒤 예를 들어 방탄소년단(BTS)의 기념품을 사려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의무화한다거나 하면 가치와 사용자 규모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일본은 이미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사실도 언급하면서 시급성을 재차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AI 에이전트 상거래 시대가 본격화하면 AI가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거래하는 경제 활동의 주체가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새로운 AI 시대의 경제 질서를 가장 먼저 설계하는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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