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트럼프에 "F-35 준다던 약속 지켜야"

입력 2026-08-18 16:42
에르도안, 트럼프에 "F-35 준다던 약속 지켜야"

알자지라 인터뷰…EU 가입 논의 지연에 불만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속대로 F-35 전투기를 판매하기를 촉구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 집권 정의개발당(AKP) 창당 25주년을 계기로 한 인터뷰에서 "당연히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F-35 전투기 제공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기를 기대한다"며 "튀르키예는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양국 간 주요 의제와 관련해 "방위산업 관련 프로젝트는 물론 무역 확대를 위해 취한 조치들과 앞으로 취할 추가 조치들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튀르키예를 방문했을 때 에르도안 대통령과 양자 회담하기 직전 F-35 판매와 관련해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분명히 검토하게 될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F-35 판매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시사하기는 했지만 공개적으로 판매를 확약하지는 않았는데,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F-35 사안은 새롭지 않다"며 "우리는 전투기 5대를 약속받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날 같은 사안을 '약속'이라고 재차 표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 이행을 요구한 것이다.

미국이 F-35를 판매하고자 의회 승인 등 고비를 넘으려면 튀르키예가 보유한 러시아제 S-400 방공시스템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

나토 동맹인 튀르키예는 2017년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S-400 도입을 결정했고, 2년 뒤인 2019년 인도를 마쳤다. 이에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미국이 '적대 세력에 대한 제재를 통한 대응법'(CAATSA)에 따라 튀르키예를 F-35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에서 퇴출하고 F-16 수출도 막았다.

F-16 관련 제재는 2024년 초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비준한 대가로 해제됐으며, F-35 사안을 풀어내는 것이 튀르키예의 숙제로 남아 있었다. 최근 튀르키예 언론에서는 F-400을 중동의 제3국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처분해 CAATSA 제재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은 강력한 동맹 중 하나인 이스라엘이 튀르키예를 경계하며 F-35 도입을 강력히 반대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한편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유럽연합(EU) 가입 문제에 대해 "유럽은 53년간 튀르키예를 배제해왔고,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를 받아들일 의향도 없어 보인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문을 닫지 않았고, 여전히 EU 가입을 고려하고 있지만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며 "EU 가입이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아니며, 우리는 '손해 보는 쪽은 튀르키예가 아니라 당신들'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는 1999년 EU 가입 후보국이 됐고 2005년 공식적으로 가입 협상을 시작했지만 민주주의와 법치, 기본권 문제에 대한 우려로 협상이 사실상 수년째 중단됐다. 특히 기존 EU 가입국인 그리스와의 외교 갈등이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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