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이어 콜롬비아까지…남미 '대지진 공포' 확산

입력 2026-08-18 04:01
베네수 이어 콜롬비아까지…남미 '대지진 공포' 확산

전문가 "페루 중부, 8.5∼8.8 대지진 가능성"…지진 활성기 진단은 성급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두 달 사이 규모 7.0이 넘는 강진이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를 잇달아 강타하면서 남미 지역에서 지진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페루 중부 해안에 누적된 에너지로 인해 향후 규모 8.5∼8.8에 달하는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페루 재난위험평가·예방·감축센터에 따르면 페루는 수도 리마를 중심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지진 위험에 직면해 있다.

페루 국립 산마르코스대의 지진학자 세사르 히메네스 교수는 페루 라디오 방송 RPP와의 인터뷰에서 1746년 대지진 이후 페루 중부 지역에 누적된 에너지 중 불과 20%만이 방출된 상태라고 밝혔다.

히메네스 교수는 "이는 페루 중부에서 규모 8.5에서 8.8에 이르는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및 재난 위험 전문가인 파비올라 바레네체아 인터지오그래픽재단 이사는 UPI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페루와 칠레 해안에서 나스카판이 남미판 밑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으며, 두 판이 강하게 결합한 지역에서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 동안 지각 변형이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지진 발생 잠재력이 높은 지역으로 페루 남부와 칠레 북부, 에콰도르, 콜롬비아 남부를 꼽았다. 다만 "지진 잠재력이 있는 지역은 특정할 수 있지만, 실제 지진이 일어날 날짜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잇따른 강진으로 남미 대륙 전체가 '지진 활성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몇 주 간격으로 발생한 연이은 지진만으로 지진 활성화 경향성을 입증하기엔 부족하다고 분석한다.

바레네체아 이사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대형 지진이 관측된 것은 사실이지만, 남미 대륙이 이례적인 지진 활성기에 진입했다는 뜻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두 지진의 발생 원인이 판 구조상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베네수엘라 지진은 카리브판과 남미판이 맞닿은 경계 단층에서 서로 마찰을 일으키며 어긋나 발생한 반면, 콜롬비아 지진은 태평양 나스카판과 남미판의 충돌로 나스카판 내부 깊은 곳에서 일어난 판 내부 지진이어서 서로 직접적인 연관성은 낮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지진에 대한 공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남미 지역 상당수가 지진 활동이 활발한 환태평양 조산대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올해 6월 베네수엘라 연쇄 강진으로 6천명 넘게 사망하고, 이달 콜롬비아에서도 규모 7.4의 지진으로 300명 가까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남미 대륙은 2000년대 들어서도 2010년 칠레를 덮친 규모 8.8 지진과 2007년 페루 피스코 지역을 강타한 규모 7.9 지진 등 미 지질조사국 관측상 가장 강력하고 파괴적인 지진들이 발생한 곳이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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