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 트럼프 '레트로 취향'에 신형 항모 디자인 변경 검토"
WP 보도…항모 전투기 사출기 구형 증기식 재도입 지시도
"2건의 변경 지시로 상당한 건조 지연·추가 비용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 해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호에 맞춰 새로 건조 중인 항공모함의 디자인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안을 잘 아는 전·현직 미 당국자를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해군은 최신형인 포드급 항모의 지휘 센터 역할을 하는 다층 타워(아일랜드)를 선체 중앙 쪽으로 이동시키는 방안의 타당성을 평가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 항모의 외관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운용되던 구형 항모와 비슷하게 보이는 걸 원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현직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복고 감성에 맞춰 신형 항모의 설계 변경을 촉발한 건 이게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3일 서명한 각서에서 항모에 탑재된 전투기의 이륙을 도와주는 캐터펄트(사출기)를 전자식이 아닌 구형인 증기식으로 바꾸는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미국의 최신형 항모는 차세대 핵추진 항모인 포드급으로, 현재 3척이 개발 단계에 있다. 존 F. 케네디함은 현재 해상 시험이 진행 중이어서 곧 함대에 합류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지만, 나머지 2척인 엔터프라이즈함과 도리스 밀러함은 아직 건조 중이다.
포드급 항모는 1960년대 후반부터 미군의 주력으로 자리잡은 니미츠급 항모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첫번째이자 현재 유일한 포드급 항모인 제럴드 R. 포드함은 2017년 취역했다.
제럴드 R. 포드함의 아일랜드는 선체 후미에 배치돼 있는데, 전·현직 미 당국자들은 WP에 이러한 배치가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항모의 캐터펄트 근처에 항공기 주기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함으로써 전투기 발진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착륙할 때도 난기류 가능성을 줄여 안전성을 향상시킨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변경 지시로 인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WP는 짚었다.
한 전직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도 해군이 이를 검토한 바 있다면서 "이를 수행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전했다.
아일랜드를 선체 중앙 쪽으로 옮기는 데 수십억 달러의 재설계 비용이 소요될 수 있으며, 항모 건조도 꽤 길게 지연될 수 있다는 검토 결과가 도출됐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전직 해군 장교 브라이언 클라크는 아일랜드 재배치는 선박의 부력과 중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며 "변경할 수는 있겠지만 매우 큰 차질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캐터펄트 시스템 변경 역시 건조 지연과 심각한 비용 초과로 인해 해군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또 다른 미국 관리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해군 전함 설계에 반복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해 해군 현대화 구상인 '황금 함대'(Golden Fleet) 계획을 공개했으며, 배수량 3만∼4만t 규모의 '트럼프급' 새 전함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WP는 "해군이 필요로 하지 않는 디자인에 미국의 부족한 조선 역량을 낭비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로 많은 해군 분석가와 의회의 비판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또 의회예산국(CBO)의 추산에 따르면 트럼프급 전함의 30년간 총비용은 약 2천750억 달러(약 390조원)에 달하며 첫 함정 완성 후 함정당 건조 비용으로 180억 달러(약 25조5천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나타났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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