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오픈AI 데이터센터 '채무 보증' 반토막 축소
2천500억달러→1천200억달러…투자자들의 '순환 거래' 우려 의식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가 오픈AI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에 제공하기로 했던 금융 보증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오픈AI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건설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대한 보증액을 1천200억 달러(약 170조원) 미만으로 재조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말 알려졌던 기존 보증액 2천500억 달러에서 절반 이상 줄어든 액수다.
엔비디아의 이 같은 조치는 이른바 '순환 거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의식한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오픈AI가 엔비디아의 보증으로 돈을 빌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하는 구조는 자칫하면 GPU는 GPU대로 소모하고, 돈은 돈대로 갚아야 하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엔비디아 주가는 오픈AI에 대한 보증 소식을 전한 최초 보도 이후 5% 하락한 바 있다.
이번 계약 재조정에 따라 엔비디아는 전체 10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계획 중에서 5GW에 해당하는 사업에 대해서만 재정 보증을 제공하게 된다. 관련 정식 계약은 이르면 이번 주말에 체결될 전망이다.
잔여분에 대한 자금 조달은 향후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엔비디아는 오픈AI가 칩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별도 금융 계약도 논의 중이라고 WSJ은 전했다. 이번 데이터센터 계획의 칩 구매 비용은 총 3천500억 달러(약 49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의 오하이오 데이터센터 부지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SB에너지가 개발하고 있으며, 지금껏 발표된 데이터센터 계획 중 단일 건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1천억 달러(14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지난해 9월 약정했다가, 올해 3월 투자액을 300억 달러로 대폭 축소한 적도 있다.
엔비디아가 투자자들을 의식해 데이터센터 보증 규모를 축소한 것은 지난해부터 불거진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최근 더욱 심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대 기술기업과 AI 개발사들이 서로 투자와 대출, 보증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제품·서비스를 사주는 방식의 순환 거래는 자기 꼬리를 먹는 그리스 신화 속 뱀의 이름에 빗대 '우로보로스 금융'이라고 불리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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