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고리' 인니 플로레스섬 해안서 규모 7.7 강진…38명 사망(종합3보)

입력 2026-08-15 21:19
'불의 고리' 인니 플로레스섬 해안서 규모 7.7 강진…38명 사망(종합3보)

건물 지붕 무너지고 외벽 파손…수십차례 여진 잇따라 2천명 대피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이 잦은 인도네시아의 플로레스섬 인근 해안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했다.

3시간 동안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고 수십차례 넘게 여진이 잇따르면서 38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 부상자 13명 중 2명은 중상…여러 건물에 주민들 갇혀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와 미국 지질조사국(USGS) 등에 따르면 15일 오전 5시 58분께(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동부 소순다 열도에 있는 누사틍가라티무르주 플로레스섬 북부 해안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누사틍가라티무르주에서 38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고 인도네시아 국가재난관리청(BNPB)은 밝혔다.

수하리안토 BNPB 청장은 기자회견에서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는 2명이고 11명은 경상"이라며 "2천명가량이 스스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플로레스섬에서 50채가 넘는 주택이 피해를 입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산사태도 발생했다.

수하리안토 BNPB 청장은 지진 피해 지역에 있는 여러 건물에 주민들이 여전히 갇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지진의 진앙은 남위 8.374도, 동경 121.358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20㎞라고 EMSC는 설명했다. USGS는 깊이를 10㎞라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도 애초 지진 규모를 7.0으로 발표했다가 이후 7.7로 높였다.

지진 발생 지점은 누사틍가라티무르주 라부안 바조에서 북동쪽으로 162㎞ 떨어진 곳이며, 같은 주 엔데에서는 북서쪽으로 68㎞ 떨어진 위치다.

18만8천명이 사는 라부안 바조는 왕도마뱀 서식지로 유명한 코모도 국립공원 인근에 있다. 공항과 호텔이 몰려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 오토바이·차량 대피 행렬…항공편도 취소



이날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이 첫 지진 발생 후 2분 만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자, 진앙과 가장 가까운 플로레스섬 나게케오를 비롯해 마우메레와 엔데 등지에서 수천 명이 대피했다.

실제로 플로레스섬 여러 지역에서 1m 미만의 쓰나미 파도가 관측됐다.

소셜미디어(SNS)에 퍼진 영상에는 마우메레 지역 거리에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대피하고 일부 건물이 무너져 먼지가 흩날리는 모습이 담겼다.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이용해 대피하는 이들이 긴 행렬을 이뤘고, 일부는 트럭 적재함에 몸을 싣고 대피하기도 했다고 AFP는 전했다.

BNPB는 많은 주민이 집에서 대피했다며 나게케오와 비마 등 일부 지역에서 1분 동안 강한 진동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마우메레에 사는 요한나 엠부는 AP 통신에 "이곳에서 많은 건물 외벽이 파손됐다"며 "항구 터미널 대기실도 무너졌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에서는 가톨릭 신학교의 강당 지붕이 붕괴했고, 학생과 신부들이 겁에 질려 도망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 신학교 관계자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건물 2층에서 신부가 뛰어내렸다"며 "다리가 부러졌다"고 말했다.

누사틍가라티무르주로 향하는 항공편들도 잇따라 취소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했다.

첫 강진이 일어난 이후에도 규모 3.6∼6.2의 여진이 이날 밤까지 수십차례 이어졌다.

엔데에 사는 주민 신시아는 콤파스TV에 첫 강진 후 3차례 넘게 여진을 느꼈다며 "강도가 첫 번째 지진만큼 강하지는 않고 지속 시간도 짧았지만 (흔들림이) 꽤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집 밖에 있다"며 "여진이 있었기 때문에 (집) 안으로 들어가기가 두렵다"고 우려했다.

병원 직원 루카스 로타르(31)도 AFP에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해 당황했다"며 "환자들도 병원에서 뛰쳐나갔고 진동이 커서 벽 몇 군데에 금이 갔다"고 말했다.

◇ 쓰나미 경보 3시간 만에 해제…산사태로 구조 작업 난항



BMKG는 연안 지역을 위협할 수준의 해수면 변화가 관측되지 않자 쓰나미 경보를 3시간 만에 해제했다.

위자얀토 BMKG 지진·쓰나미 담당 국장은 "쓰나미 경보는 해제했지만, 해수면 상황을 계속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구조대는 플로레스섬 곳곳에서 매몰자 수색과 구조 작업을 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산사태로 도로가 차단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구조대는 나게케오에는 아직 도착하지 못했으며 배를 이용해 접근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통신 신호도 잘 잡히지 않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54분께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주 인근에서도 규모 6.9 지진이 발생했다.

20만명가량이 사는 페마탕시안타르에서 북서쪽으로 7㎞ 떨어진 곳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180㎞로 깊은 편이다. 아직 이 지진으로 인한 사상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 폭발 등이 자주 발생한다.

한국에서는 4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하는 규모 5 이상 지진이 인도네시아에서는 이틀에 한 번꼴로 일어난다.

2004년에는 수마트라섬 북부 아체주의 반다아체 해상에서 규모 9.1 강진이 일어난 뒤 쓰나미가 덮쳐 17만명이 숨졌다.

200만명이 사는 플로레스섬에서는 1992년에도 규모 7.7의 강진 후 쓰나미가 발생해 2천500명가량이 사망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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