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선언' 왜 안 나오나…네타냐후는 속이 탄다"

입력 2026-08-15 01:02
"트럼프 '지지선언' 왜 안 나오나…네타냐후는 속이 탄다"

트럼프, '네타냐후 지지하느냐' 거듭된 질문에도 답변 피해

"극우 지지 절실한 네타냐후, 레바논·가자 문제서 트럼프와 삐걱"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10월 말 총선을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 선언을 얻지 못해 속이 타고 있다.

현재 지지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애타게 바라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입을 굳게 다문 형국이다.

부패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그는 이번 총선에서 패배하면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4일(현지시간)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연립정부는 현재 보유한 68석보다 훨씬 적은 49∼53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스라엘 야권 정당들은 67∼70석을 확보할 것으로 나타났다. 유력 경쟁자인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보다 호감도가 높다.

네타냐후 총리 입장에선 총선에서 '지지 않는 것'이 현실적 목표라고 악시오스는 짚었다. 어느 쪽도 정부 출범에 필요한 의석(61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몇 달 동안 과도정부 총리로 남아 반전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에겐 자신의 '전우'인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절실한 시점인데,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좀처럼 지지 선언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로부터 '네타냐후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을 4차례 받았지만, 이에 대한 답변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몇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훌륭한 전시 총리(great wartime prime minister)였다"고 표현했다. 그에 대한 칭찬이 매번 '과거형'이었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에서 그의 부패 혐의에 대한 사면 문제를 비공개로 거론했다고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전했지만, 공개 석상에선 몇 달 동안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 전쟁 초기에 그의 사면을 여러 차례 촉구했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 선언을 주저하는 까닭은 레바논·가자지구 문제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방침을 거스른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고위 당국자 2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는 네타냐후 총리를 좋아하지만, 그의 결정과 정책 때문에 갈등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악시오스에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해 레바논에 대한 공습 중단을 거듭 요구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공격을 이유로 공습을 계속해 트럼프 대통령과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장해제 시작과 함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을 중단하고 병력을 철수한다는 평화안을 제시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정책에 반기를 드는 것은 헤즈볼라·하마스에 강경한 이스라엘 극우 세력의 지지가 총선에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평화 계획을 비롯해 이스라엘-레바논 협상 진전, 이스라엘-시리아 안보 협정 성사, 그리고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평화협정을 바란다. 네타냐후 총리 입장에선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사안이다.

게다가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을 비롯한 네타냐후 총리의 경쟁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이번 총선에서 '중립'을 지켜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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