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우리은하, 123억년 전에도 대규모 은하 병합 겪었다"

입력 2026-08-18 05:00
[사이테크+] "우리은하, 123억년 전에도 대규모 은하 병합 겪었다"

국제 연구팀 "구상성단 39개 분석…GSE 병합보다 18억년 앞선 병합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우리은하(Milky Way)가 형성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가이아-소시지-엔켈라두스(GSE) 병합보다 18억년 앞선 약 123억년 전에도 초기 우리은하와 다른 은하계의 병합이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국립천체물리학연구소(INAF) 다비데 마사리 박사팀은 18일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서 우리은하의 구상성단(globular cluster) 39개의 나이와 금속함량, 운동 특성을 분석, 123억년 전 우리은하와 '저에너지-크라켄-헤라클레스'(LKH)라는 다른 은하계가 병합한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39개 구상성단에는 우리은하 속했던 집단과 약 100억년 전 가이아-소시지-엔켈라두스(GSE)와 병합에서 유입된 집단 외에 제3의 구상성단 집단이 존재했다며 이 집단은 약 123억년 병합된 다른 천체의 흔적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우리은하 같은 큰 은하는 작은 은하 등 여러 구성 요소와 오랜 시간에 걸쳐 병합하면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은하에서는 약 100억년 전 끝난 GSE 병합이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큰 병합 사건이었다.

GSE 병합은 GSE의 질량이 당시 우리은하의 약 4분의 1~5분의 1에 이를 정도로 큰 병합이었고, 동역학적 가열과 별 형성 증가를 통해 현재의 두꺼운 원반 형성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그러나 초기에는 우리은하가 지금보다 훨씬 작아 병합해 들어온 천체와 규모가 비슷했고, 은하 내부에서 별과 물질이 빠르게 섞이면서 병합의 흔적이 상당 부분 사라졌기 때문에 100억년보다 더 오래된 우리은하 역사를 복원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오래된 별들이 무리를 이룬 구상성단을 '시간 기록'으로 활용했다. 허블 우주망원경(HST) 관측 자료를 이용해 구상성단의 상대적 나이를 정밀 측정하고, 연령-금속함량 관계를 분석했다. 연령-금속함량 관계는 별의 나이와 별이 만들어질 당시 화학적 진화 정도를 보여주는 일종의 '시간표'다.

또 새로 17개 구상성단을 분석해 전체 분석 대상 구상성단을 39개로 늘렸고, 상대적 나이의 전형적인 오차를 수억 년 수준까지 낮췄다.

39개 구상성단의 운동 특성과 연령-금속함량 관계를 분석한 결과, 기원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3개의 구상성단 집단이 공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는 초기 우리은하에 속했고, 다른 하나는 약 100억년 전 병합한 GSE에 속했으며, 나머지 하나는 이 두 집단과 명확히 구분되는 별도의 집단이었다.

특히 기존에 '저에너지' 집단으로 분류됐던 구상성단 중 12개가 독립된 연령-금속함량 배열을 보였고, 이들은 은하 중심에서 약 2만 광년 이내에 몰려 있었다.

연구팀은 이 집단을 병합을 일으킨 선조 계(progenitor system)로 추정되는 크라켄(Kraken)과 저에너지(Low-energy), 헤라클레스(Heracles)와의 연관성을 반영해 저에너지-크라켄-헤라클레스(LKH)로 이름 붙였다.

LKH의 항성 질량은 약 5억 태양질량으로 추정되는 GSE와 불확실성 범위에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리은하와의 병합 시점은 GSE보다 약 18억년 이른 약 123억년 전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가 우리은하 초기의 모든 병합을 찾아낸 것은 아니라며 구상성단이 없었거나 이미 완전히 흩어진 천체, 또는 규모가 더 작은 선조 계가 추가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연구는 우리은하의 유년기를 별의 나이와 화학적 특성을 결합해 시간 순서로 복원할 수 있는 단서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별의 내부 진동을 이용해 나이를 추정하는 방법이나 가이아 자료를 이용한 분석 등은 초기 우리은하의 성장사를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Nature Astronomy, Davide Massari et al., "Evidence of a massive accretion event 1.8 billion years before the Gaia-Sausage-Enceladus merger",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50-026-029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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