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차 "김정은, 美중간선거 후 트럼프와 회담 추진할 수도"

입력 2026-08-14 01:26
빅터차 "김정은, 美중간선거 후 트럼프와 회담 추진할 수도"

"金, 통념 벗어난 수정주의 택한다면" 전제로 북미 정상회담 전망

"김정은, 핵보유국 인정 목표로 트럼프와 노벨상·평화조약 대화할듯"

북일 회담 추진 가능성 내다보면서도 "韓우회가 北에 매력적일 것"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송상호 특파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통념에서 벗어난 수정주의 전략을 택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미국 한반도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됐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13일(현지시간) CSIS 홈페이지에 올린 '이란 이후 :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재개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현안 분석글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차 석좌는 "김정은이 수정주의적 입장을 취한다면 2018년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하기 위해 트럼프와의 회담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 전쟁포로와 실종자 유해 수습 등 4개 항목이 골자다.

차 석좌는 김 위원장이 회담을 추진할 시기가 "잠재적으로 집권당(공화당)이 미국 중간선거에서 패한 이후"라면서 "두 정상은 세부적 비핵화 협상은 피하고, 향후 6개월 동안 양측 협상팀에게 이를 구체화하도록 맡길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차 석좌는 그 전제로 김 위원장이 수정주의적 성향을 가졌는지를 들었다. 김 위원장이 수정주의적 관점을 지니고 있다면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는 핵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기회를 활용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으로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고, 중국과도 무역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 정상회담을 원하지 않는다는 게 통념이지만, 이를 김 위원장이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차 석좌의 분석이다.

그는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이후 중국과 무역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는 통념을 벗어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와 밀착한 점을 사례로 들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는 동시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등 유동적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김정은은 트럼프와의 관계 재개에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게 차 석좌의 전망이다.



차 석좌는 아울러 이란 전쟁을 통해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및 협상 성향을 파악한 점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키운다고 짚었다.

그는 "미국의 '포스트-외교'(post-diplomacy) 세계에서 주요 결과물은 웅장한 형태를 띠지만 실제 합의 전망 없이 후속 협상 약속만 덧붙여진다"며 "북한은 예측 불가능하고 군사력 사용을 선호하는 트럼프를 관리하는 최선의 방법이 접촉 유지라는 또 다른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차 석좌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김정은은 트럼프의 노벨평화상을 위한 이력 쌓기에 호소하면서 평화조약 체결, 미군 훈련 중단, 적대 관계 종식 등의 주제로 대화를 끌어갈 것"이라며 "가시적 성과는 별것 없을 수 있지만 북한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미국의 사실상 핵보유국 인정'이라는 목표에는 상당한 의미일 것"이라고 짚었다.

차 석좌는 이러한 수정주의가 김 위원장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북일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김 위원장이 한·미·일 3국 협력 체계를 분열시키는 목표를 달성하려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이 남한과의 대화나 교류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제안한 '평화 공존'보다는 서울을 우회해 워싱턴과 도쿄와 접촉하는 수정주의적 외교 전략이 (북한에) 가장 매력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의 경우 현 지정학적 세력 구도를 고려하면 트럼프-김정은 외교 재개를 추진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 "이는 주로 중국이 트럼프에게 호감을 사려는 의도도 있지만,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커지는 영향력을 교묘히 약화하려는 목적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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