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통합교섭 공식화 네이버 노조 "16개 법인 매년 1천시간 소모"
오는 20일 선포식 행사…"노사관계 판교 모델 시작"
(서울=연합뉴스) 오지은 기자 = 네이버 노조가 계열사 통합 교섭 추진을 공식화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IT 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IT 기업집단 특유의 본사 권한 집중과 자회사 단위 교섭이 갖는 구조적 한계를 진단하고, 법적·현실적 대안으로서 통합교섭의 필요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위원장(네이버지회장)은 네이버가 계열사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위원장은 "임금교섭 시 네이버의 합의안이 나오기 전까지 자회사들은 사측 안조차 제시하지 못하다가 네이버 합의 직후 동일한 수준으로 타결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16개 법인에서 연 150회 교섭이 열리고 노사 100여 명이 매년 1천시간 이상을 소모하고 있다"며 "법인별 법무법인 자문료까지 감안하면 굳이 발생하지 않아도 될 비용과 시간이 낭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교섭은 특혜가 아니라 이미 통합적으로 운영되는 현실에 교섭 형식을 일치시키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권오성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를 통합교섭 근거로 들었다.
권 교수는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의 사용자성이 인정된 만큼, 모기업이 교섭 외부에 머물던 문제를 바로잡을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모기업의 교섭 책임은 포괄적 부여가 아닌 실제 지배·결정권을 행사하는 근로조건 범위 내에서 정해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전문가들 역시 통합교섭의 효율성에 공감했다.
문준혁 성신여대 법학부 교수는 반복 교섭으로 인한 효율성 저하와 비용 증가를 막기 위한 제도적 필요성을 언급했고,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용자 측 역시 교섭 비용을 절감하고 법인 간 갈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네이버 노조는 올해 8월 기준 28개 법인에 6천200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으며 이 중 16개 법인에서 단체협약 체결과 교섭을 진행 중이다.
노조는 오는 20일 낮 12시 통합교섭 킥오프(선포식)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임영국 화섬식품노조 정책연구원장은 "이번 추진이 대한민국 노사관계의 새로운 이정표인 판교모델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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