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옹호' 엔비디아, 자체 AI 출시…초대형 모델도 준비중

입력 2026-08-12 03:16
'개방형 옹호' 엔비디아, 자체 AI 출시…초대형 모델도 준비중

개방형 AI 규제반대 서한 이어 '증류' 활용한 경량 모델 공개

AI칩 판매 확대·공급처 다변화 포석…젠슨 황 "무료AI가 좋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개방형(오픈소스) 인공지능(AI)에 대한 규제 반대 서한을 최근 주도했던 엔비디아가 자체 개발한 경량 AI 모델을 새로 내놨다.

엔비디아는 매개변수(파라미터) 1조 개짜리 초대형 AI 모델도 개방형으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매개변수 300억 개 규모의 경량 혼합전문가(MoE) 모델 '네모트론3.5 라이트닝'을 1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 모델은 기업들이 별도의 라이선스 비용이나 사전 승인 없이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으며, 모델 조정을 위한 가중치도 공개돼 이용자가 자유롭게 수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엔비디아 측은 네모트론3.5 라이트닝이 기존의 대형 네모트론 모델에서 이른바 '증류' 기술을 활용해 규모가 더 작으면서도 유사한 성능을 보이도록 개발했다고 미 경제방송 CNBC에 설명했다.

증류란 규모가 큰 AI 모델의 답변을 데이터로 삼아 새로운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으로 기존에도 주요 AI 기업들이 경량 모델을 개발하는 데 사용해왔던 것이지만,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핵심 AI를 베끼는 데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방식이다.

엔비디아는 이 같은 방식의 개발을 통해 네모트론3.5 라이트닝이 동급의 다른 개방형 모델과 견줘 토큰 생성 속도가 최대 4배 빠르고, 전체 에이전트 작업 완료 시간도 30%가량 단축했다고 소개했다.

엔비디아는 이용자의 명령어 난도나 요구사항을 인지해 가장 적합한 AI 모델에 요청을 배분해주는 개방형 도구 '네모 스위치야드'도 이날 함께 선보였다.

이를 이용하면 최고가 모델만 단독 구동할 때와 견줘 정확도는 동등하게 유지하면서 작업 비용은 3분의 1 수준으로 감축할 수 있다는 게 엔비디아의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엔비디아는 매개변수 1조 개짜리 초대형 차세대 AI 모델 '네모트론4'를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차세대 모델은 아직 훈련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출시일도 확정되지 않았으나 이르면 올해 늦가을에 모델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 카리 브리스키 엔비디아 생성형AI 담당 부사장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엔비디아가 네모트론에 투자하는 이유는 안전과 안보를 강화하고 혁신을 촉진하며 세대를 이어 신뢰하고 의지할 만한 토대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기업과 국가가 접근할 수 있는 최첨단 개방형 모델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혀 차세대 모델 개발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엔비디아가 이처럼 개방형 AI 모델을 옹호하고, 실제 개발에까지 나서는 것은 개방형 모델 생태계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비롯한 사업에 호재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픈AI나 앤트로픽, 구글 등의 폐쇄형 AI 모델이 기업에 높은 사용료를 부과하는 것과 달리 개방형 모델은 사용료가 매우 낮거나 무료인 경우가 많고, 가중치가 공개됨에 따라 이용자가 모델을 맞춤형으로 수정하는 것도 자유롭다.

이에 따라 개방형 모델을 쓰는 이용자가 늘어나면 기존 폐쇄형 AI 모델 개발사는 타격을 볼 수 있지만, AI 칩을 판매하는 엔비디아는 판매량을 늘리고 판매처도 다변화할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무료 AI는 하드웨어에도, 반도체에도, 데이터센터에도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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