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국회, PKK 무장해제·재통합 법안 가결

입력 2026-08-11 20:53
튀르키예 국회, PKK 무장해제·재통합 법안 가결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튀르키예에서 지난 수십년간 분리주의 유혈 투쟁을 벌여온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구성원을 사회로 재통합하는 법안이 통과됐다고 아나돌루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튀르키예 국회가 전날 밤늦게 표결에 부친 '국가연대 및 사회통합 강화 법률'은 찬성 467표, 반대 87표, 기권 7표 등으로 가결됐다.

이 법안은 PKK에 몸담았던 이들이 모든 무기와 탄약을 반납한 사실이 확인되면 과거 저질렀던 범죄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유예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고의적 살인이나 2005년 6월 이전에 저지른 범죄 등은 제외된다. 1999년 붙잡혀 사형을 언도받고 투옥 중인 PKK 지도자 압둘라 외잘란(76)에 대한 감형이나 사면 가능성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PKK는 쿠르드족이 다수인 튀르키예 동남부의 독립국가 수립 또는 자치권을 요구하며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를 근거지로 무장투쟁을 벌여 왔고, 튀르키예는 수년간 군 병력을 투입해 진압 작전을 벌였다. 지금까지 무력충돌로 4만명 넘게 사망했다. 튀르키예와 미국·유럽연합(EU) 등은 PKK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한때 튀르키예 정부는 쿠르드족이라는 말 대신 '산악 튀르키예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가 하면 쿠르드어 사용에 제한을 가하는 등 이들을 튀르키예 사회에 동화시키려 했다.

작년 5월 PKK는 무력투쟁 종식과 조직 해체를 전격 선언했고, 곧이어 이라크 북부의 자치지역에서 무기를 소각하는 행사를 하며 무장해제 의지를 알렸다.

이번 입법을 두고 집권 정의개발당(AKP)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튀르키예 인구의 약 20% 안팎을 차지하는 쿠르드족의 표심을 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튀르키예 정가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임기 연장을 위한 조기 대선이 내년쯤 하반기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PKK 내부에서는 외잘란이 사면 대상으로 명시되지 않은 것을 두고 불만 기류가 감지된다.

전날 PKK 지도부는 성명에서 이 법률을 두고 "쿠르드족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심각한 결함과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이 법이 제정되고 절차가 진행되려면 지도자가 자유롭게 활동해야만 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해왔다"며 옥중에 있는 외잘란의 석방 필요성을 강조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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