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자'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에 궐석재판서 사형 선고(종합)

입력 2026-08-12 00:28
'학살자'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에 궐석재판서 사형 선고(종합)

반군 지역에 독가스 사용…시신 수천구 집단 무덤도 발견돼

시리아 방문 전범 수사관 "국가가 운영한 죽음의 기계" 비판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학살자'로 불린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에게 궐석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 법원은 이날 궐석 재판에서 아사드 전 대통령과 그의 남동생 마헤르, 외사촌 아테프 나지브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아사드 전 대통령에 대해 "2인 이상 및 아동에 대한 계획적·의도적 살인, 고문, 무단 체포, 반인도적 범죄" 혐의를 인정해 사형을 선고했다.

아사드 전 대통령은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을 무자비한 학살로 진압한 독재자다.

그는 민주화 운동 진압 과정의 사회 혼란이 내전으로 번지자 반군과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해 최악의 전쟁 범죄자로 국제사회 비판을 받아왔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유엔(UN)의 조사에 따르면, 아사드 치하의 정부군은 내전 기간 반군 장악 지역을 공격할 때 신경작용제인 사린 가스와 염소를 무기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독가스 공격 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아사드를 '짐승'이라고 맹비난했다.

유엔 조사관들로부터 '중세 시대 수준'이라고 규탄받은 포위전 전술을 포함해 반군을 향한 그의 무자비한 대응은 1980년대 부친인 하페즈 알아사드가 이슬람 반군을 진압했던 방식과 비교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리아 당국은 내전 중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부인해 왔고, 아사드 전 대통령은 자신의 대응을 정당화하며 스스로를 상처를 도려내는 외과 의사에 비유했다.

그는 2012년 의회 연설에서 "우리가 의사에게 '당신의 손이 피투성이가 되었소'라고 비난하겠는가? 아니면 환자를 살려준 것에 감사하겠는가?"고 반문했다.

내전으로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도시들은 초토화했으며, 전체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해외로 피난을 떠났다.

아사드 전 대통령과 그의 동생 마헤르는 2024년 12월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로 진격한 뒤 러시아로 도피했다. 이후 그는 약 50만 명의 사망자를 낸 14년간의 내전 기간 저지른 범죄로 기소됐다.

아사드 축출 후 시리아의 악명 높은 감옥에서 풀려난 수감자들은 자신들이 겪은 고문과 학대를 생생히 증언했다.

시리아를 방문한 한 국제 전쟁범죄 조사관은 집단 무덤에서 나온 증거들이 '국가가 운영한 죽음의 기계'의 실체를 폭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사드 정권이 나치 독일에 버금가는 조직적 학살을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아사드 전 대통령과 함께 이날 사형 선고를 받은 외사촌 나지브는 시리아군 준장 출신으로 2011년 시리아 민중 항쟁과 내전의 도화선이 된 남부 다라주(州)의 유혈 진압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월 체포된 그는 법정에 선 아사드 정권 인사 중 최고위급에 속한다.

법원은 나지브에 대해 살인, 15세 미만 아동에 대한 의도적 살해, 고문치사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그의 범행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 그에게 법이 정한 가장 무거운 형벌인 사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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