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중앙은행 총재 후보로 수석부총재 단수 지명…여성 최초

입력 2026-08-11 13:58
수정 2026-08-11 14:05
인니 중앙은행 총재 후보로 수석부총재 단수 지명…여성 최초

의회 승인 절차만 남아…중앙은행 독립성 우려 해소는 숙제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임기를 2년이나 남겨둔 중앙은행(BI) 총재가 최근 돌연 사임한 인도네시아에서 처음으로 여성 중앙은행 총재가 나올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프라세티요 하디 인도네시아 국가비서실 장관(국무장관)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현재 BI 총재 대행을 맡고 있는 데스트리 다마얀티(62) 수석 부총재를 차기 총재 후보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신임 BI 총재가 페리 와르지요 전 총재의 잔여 임기 2년을 채울지, 아니면 새로 5년 임기를 시작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2019년부터 수석 부총재를 맡은 데스트리 부총재는 지난달 25일 페리 전 총재가 임기를 2년이나 남겨놓고 갑자기 사임한 뒤 총재 대행을 맡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대통령이 여러 명의 BI 총재 후보자를 지명하면 의회 심사를 거쳐 이들 중 한 명만 승인받아 총재로 임명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프라보워 대통령이 데스트리 부총재만 후보로 지명하면서 이변이 없는 한 그가 인도네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여성 BI 총재가 될 전망이다.

2008년 이후 인도네시아 의회가 대통령이 지명한 BI 총재 후보를 거부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앞서 프라보워 대통령은 최근 데스트리 부총재와 함께 참석한 중부자바주 행사에서 "그가 현재 총재 대행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청중들에게 물었다. 그러면서 "괜찮지 않느냐"며 "의회에 맡기겠다"고 덧붙였다.

경제학자 출신인 데스트리 부총재는 과거에 씨티은행과 인도네시아 국영은행인 만디리 은행 등지에서 근무했으며 BI에 합류하기 전인 2015∼2019년에는 인도네시아 예금보험공사 이사회에서 위원을 역임했다.

전문가들은 그가 금융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갖고 있으며 올해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가치가 급락한 상황에서 통화 정책을 안정시킬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DBS 은행 소속 경제학자인 라디카 라오는 "데스트리 부총재가 BI와 국내 금융시장에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을 고려하면 그의 지명은 시장에서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통화를 안정시켜야 할 필요성을 분명하게 강조해왔다"며 "정책도 연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트리메가 증권 소속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파크룰 풀비안은 "(데스트리 수석 부총재는) 실용적이고 안정 지향적"이라면서도 "성장 지향적 인상도 가진 정책 입안자"라고 평가했다.

다만 페리 전 총재가 정책 의견 차이 등으로 프라보워 대통령과 대립한 뒤 돌연 사퇴하면서 그는 BI의 독립성에 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앞서 소식통들은 프라보워 대통령이 공격적인 경제 성장을 원했지만, 페리 전 총재는 통화와 금융 정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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