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포커스] "화장품 등에 쓰이는 프탈레이트, 임신 중 혈압 상승과 연관"

입력 2026-08-11 09:29
수정 2026-08-11 09:40
[건강포커스] "화장품 등에 쓰이는 프탈레이트, 임신 중 혈압 상승과 연관"

美 연구팀 "임신 후기 소변 속 특정 프탈레이트 대사물 농도 높을수록 혈압↑"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플라스틱과 화장품, 세정제, 향료가 들어간 개인 위생용품 등에 사용되는 내분비계 교란 화학물질인 '프탈레이트'(phthalate)가 임신 중 혈압 상승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킴벌리 파라 박사팀은 11일 미국 내분비학회지(Journal of the Endocrine Society)에서 보스턴 지역 임신부 338명을 대상으로 임신 중 프탈레이트 및 대체 화학물질 노출과 혈압 간 관계를 분석해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파라 박사는 "이 연구는 체내에 프탈레이트 대사물 농도가 높으면 임신 중 혈압 상승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런 성분이 포함된 개인 위생용품, 특히 향이 첨가된 제품의 사용을 제한하는 게 임신 중 고혈압 관리와 건강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자간전증 등 임신 중 고혈압 장애는 산모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임신 중 혈압 상승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건강 문제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가족력이나 생활 습관 같은 요인이 임신부의 고혈압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소비자 제품에서 흔히 발견되는 내분비계 교란 화학물질인 프탈레이트 노출도 임신 중 혈압을 높일 수 있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보스턴 지역 임신부 338명으로부터 임신 약 12주와 19주, 26주에 각각 소변을 제공받아 18종의 프탈레이트 대사물질(MEP) 및 개인 위생용품 유래 화학물질 대사산물(PCP) 농도를 측정하고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을 함께 조사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과 식품 포장재뿐 아니라 화장품, 세정제 등 다양한 소비재에 들어가는 화학물질로,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이를 대사해 소변으로 배출된다.

연구 기간에 고혈압 문제가 발생한 임신부는 43명(12.7%)이었다.

소변 속 프탈레이트 대사물질(MEP) 농도가 높은 그룹은 낮은 그룹보다 수축기혈압이 평균 4.59㎜Hg 높았고, 개인 위생용품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에서 유래한 대사산물(PCP)의 합이 높은 그룹도 수축기혈압이 5.78㎜Hg 높았다.

이완기혈압 역시 MEP와 PCP 농도가 높은 그룹에서 각각 4.51~4.70㎜Hg 높았다.

연구팀은 여러 화학물질에 동시 노출되는 경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임신 후기 전체 대사산물 혼합물 농도가 높을수록 이완기혈압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며 특히 MEP가 혈압 상승과 연관성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MEP는 개인위생용품에 널리 사용되는 디에틸 프탈레이트(DEP)가 체내에서 대사된 물질이라며, 개인 위생용품이 임신 중 프탈레이트 노출의 중요한 원천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프탈레이트가 에스트로겐 관련 경로를 통해 혈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구체적인 작용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파라 박사는 "이 연구 결과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효과가 에스트로겐 관련 경로 변화에 기인하는 것인지 파악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고, 또한 다른 프탈레이트 계열 물질과 이를 대체하는 화학물질의 잠재적 역할에 대해서도 추가 연구를 통해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출처 : Journal of the Endocrine Society, Kimberly L. Parra et al., 'Associations of urinary phthalate metabolite and replacement chemical concentrations with gestational blood pressure', https://academic.oup.com/jes/advance-article/doi/10.1210/jendso/bvag158/8733169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