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반대' 러 야당, 9월 총선 후보 못 내나

입력 2026-08-08 02:16
'전쟁 반대' 러 야당, 9월 총선 후보 못 내나

친푸틴 정당이 후보 자격 박탈 소송 제기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오는 9월 치러지는 러시아 총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유일한 야당이 소송전에 휘말리면서 출마 길이 막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타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민족주의 성향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는 소수 정당 로디나당은 자유주의 야당 야블로코당의 하원(국가두마) 후보 등록 자격을 박탈해달라고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로디나당은 소장을 통해 야블로코당이 지적재산권법, 극단주의방지법 등 선거와 관련한 여러 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야블로코당이 총선 후보를 지명하는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드러났고, 법정 한도를 초과하는 선거자금을 사용했다는 게 로디나당의 주장이다. 야블로코당이 러시아에서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된 성소수자(LGBT) 관련 활동 등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로디나당 대표인 알렉세이 주라블료프 하원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성명에서 이번 소송을 두고 "우리는 국가적 배신자들을 뿌리 뽑아 우리나라에 발붙일 곳이 없게 하겠다"며 "우리는 외부와 내부의 적 모두와 싸우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연방대법원은 이 사건을 오는 10일 심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야블로코당의 니콜라이 리바코프 대표는 "주라블료프 의원의 발언에는 명예훼손성 언급이 담겼다"며 당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맞소송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냈다.

리바코프 대표는 전날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그들은 우리가 평화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우리를 선거에서 배제하려고 하고, (전쟁의) 비극을 무한정 이어가려고 한다"며 "이는 핵 재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총선이 다가오면서 야블로코당 소속 정치인들이 처벌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6월 야블로코당 부대표이자 모스크바 시의원을 지낸 막심 크루글로프가 군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재판받은 끝에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작년 12월에는 리바코프 대표가 2024년 의문사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일로 벌금을 부과받았다.

올해 러시아 총선은 9월 18∼20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한 뒤 자국 영토로 편입한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노보로시야(흑해 연안 일대) 등지 주민들이 처음으로 참여하게 된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