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대선 걱정하는 美민주 중도파, 강성 진보에 '전쟁 선포'

입력 2026-08-07 00:46
2028 대선 걱정하는 美민주 중도파, 강성 진보에 '전쟁 선포'

민주당 중도단체 "급진 DSA 위험성 알리는 214억원 캠페인 전개"

'反이스라엘' 엘사예드 野경선 승리에 親이스라엘 단체는 與후보 지원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좌파 진영인 민주당 내에서 강성 진보 성향인 '민주사회주의자'(DSA·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 movement) 계열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당내 주류 세력인 중도파들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DSA 후보들이 올해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예비선거(경선)에서 약진한 만큼 이들 중 하나가 대통령 후보직을 따내면 2028년 대선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대대적인 '반(反)DSA' 캠페인을 준비하는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중도파 민주당원들이 세력을 확장하는 좌파에 맞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 중도파 민주당 단체인 '제3의 길'(Third Way)의 조너선 코원 회장은 NYT에 "우리는 다가오는 다음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DSA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1천500만 달러(약 214억원) 규모의 새로운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4일 치러진 미시간주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경선에서 DSA 계열 무슬림인 압둘 엘사예드가 초박빙 승부 끝에 중도파인 연방 하원의원 출신 헤일리 스티븐스를 꺾고 승리한 뒤에 나왔다.

그간 민주당 중도파는 DSA의 약진을 대도시 같은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에 국한된 현상으로 치부하려 했지만, 대표적인 경합주인 미시간주에서 같은 현상이 나타나자 당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커진 것이다.

엘사예드의 승리 사례가 2028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DSA 계열 정치인이 민주당의 대권 후보 자리를 차지하고, 정작 대선에서 패배하는 길을 닦고 있다는 게 중도파의 우려라고 NYT는 짚었다.

코원 회장은 "대선 경합주가 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서 급진적이고 극좌 성향의 후보들이 승리하는 것을 보는 건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러한 우려는 지난 2016년 사례를 보면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그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미시간주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아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이례적 승리를 안겨줬으며, 결국 대선 본선에서 이 주(州)에서는 힐러리 전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한 바 있다.

코원 회장은 2028년까지 지속할 캠페인인 개별 후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DSA가 민주당에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고 믿는 만큼 DSA 운동 전반을 표적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번 캠페인에는 DSA 반대 연구, 여론조사, 소셜미디어 프로그램, 민주당 활동가 및 지도자 교육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DSA 강령 중 국방부 예산 삭감이나 경찰·교도소 시스템 완전 해체, 주 32시간 노동제 도입 등 급진적 조항의 위험성을 이해하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한다.

NYT는 이러한 DSA를 상대로 한 캠페인이 "현재 진행 중인 중간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경합주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의 입지를 약화하고 의회 탈환 가능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이러한 민주당 내 분열상과는 별도로 엘사예드의 낙선을 위해 상대인 스티븐스에게 3천200만 달러(약 456억원)를 쏟아부었던 친이스라엘 로비단체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는 엘사예드의 연방 상원의원 본선 상대인 공화당 후보인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의원을 지지할 계획이라고 NYT는 전했다.

스스로를 초당파적 단체라고 여기는 AIPAC이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가 맞붙는 본선에서, 그것도 대표적 경합주에서 특정 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AIPAC 데린 소우사 대변인은 "우리 회원들은 유권자들이 11월 선거에서 엘사예드와 그의 급진적 반이스라엘 의제를 거부하도록 하자는 결의를 굳게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그간 반이스라엘을 선거운동의 핵심으로 삼고,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중단시키는 데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해온 엘사예드 후보 낙선 캠페인을 지속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AIPAC에 대한 기부자 여러 명이 이사회에 속한 '공화당 유대인 연합'(RJC)의 샘 마크스타인 정치담당 국장은 "입을 다물고 얌전히 있으라는 시대는 끝났다"며 "우리는 협박당하지도, 비방당하지도 않을 것이다. 더욱 힘을 모아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in2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