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동성공급자들, 가상자산 제도화 앞두고 국내 진출 채비

입력 2026-08-05 05:59
해외 유동성공급자들, 가상자산 제도화 앞두고 국내 진출 채비

법인 시장 겨냥…직접 매매업도 검토



(서울=연합뉴스) 유동현 기자 = 해외 가상자산 유동성 공급(LP)·시장조성(MM) 업체들이 국내 가상자산 제도화 이후 시장을 겨냥해 국내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기관 거래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직접 매매업자로 활동하는 방안부터 라이선스 취득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가상자산사업자(VASP)와 협업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플로 트레이더스(Flow Traders), 컴벌랜드(Cumberland), 윈터뮤트(Wintermute) 등 해외 가상자산 관련 LP·MM들은 최근 국내 VASP들과 협업을 논의 중이다.

이들은 과거부터 개인투자자(리테일) 시장이 활성화된 국내 진출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제도가 불명확해 적극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률) 제정이 올해 하반기 추진되는 데다, 상장 법인과 전문 투자자 등록 법인에 매매를 허용하는 법인 시장의 단계적 개방을 앞둔 상황에서 구체적인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이 좋지 않아 마켓메이커로 들어오기 쉽지 않지만, 모두 법인과 상장지수펀드(ETF) 현·선물시장에 물량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며 "전문 투자자로 들어와서 국내 시장에서 직접 매매하는 방안도 거론된다"고 전했다.

플로 트레이더스, 컴벌랜드, 제인 스트리트(Jane Street) 등은 현재 국내에 법인이나 영업소를 운영 중이며 지에스알(GSR), 점프 트레이딩(Jump Trading) 등은 규제 윤곽이 드러나면 국내 법인을 통해 진출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법인 시장 개방 후 LP 역할을 할 회사가 마땅치 않은 국내 사정을 고려해 분주히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법인의 대량 매매 주문을 현재 리테일 중심 시장에서 소화할 경우 유동성을 갖춘 일부 거래소를 제외하면 가격 변동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그마저도 대량 물량이 나올 경우 일시에 처리하기 어렵다.

결국 해외처럼 기관 주문을 장외거래(OTC)에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이나 시간가중평균 가격(TWAP) 방식으로 분할해 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LP는 이런 기관 거래를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국내 업체가 사실상 부재해 해외 업체들에 기회의 땅이 열리는 셈이다.

조재우 한성대 교수는 "해외에선 LP들이 성장했지만, 국내에선 OTC 벤더들이 양성화되지 못해 산업이 살아나지 못했다"며 "현재로선 당장 LP 역할을 할 수 있는 곳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아가 플로 트레이더스 등 일부는 전문 투자자 등록 법인 요건을 갖추고 국내 거래소에서 장내 매매하는 적극적인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다만, 매매업 요건·사업 범위 등이 아직 불명확한 만큼 VASP와 협력 방안을 열어두고 있는 모습이다.

한 VASP 업체 대표는 "해외 LP·MM이 국내 중개 장외거래 업체를 통해서 제한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이들과 협업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yud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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