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명령 불복종' 측근 검사장에 격노…해임 검토"

입력 2026-08-04 07:39
"트럼프, '명령 불복종' 측근 검사장에 격노…해임 검토"

리플렉팅풀 파손 용의자 공소기각 요청에 "수치스러워" 공개 비난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의 명소인 '리플렉팅 풀(reflecting pool)' 파손 용의자에 대한 공소기각 요청에 격노, 측근인 제닌 피로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의 해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피로 검사장에 대한 해임을 고려하고 있으며, 그의 분노 수위를 고려할 때 해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통들의 전언을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피로 검사장을 불러 만날 예정이며, 그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는 참모들의 발언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가 난 이유는 리플렉팅 풀 파손 용의자인 전 국가대표 카누 선수 데이비드 허른에 대해 워싱턴 연방검찰청이 대배심 기소를 취하해달라고 지난달 31일 법원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내셔널몰의 리플렉팅 풀을 이름 그대로 파란 하늘과 주변 건물들을 표면에 비추는 연못으로 꾸미기 위해 1천만달러 넘는 돈을 들여 물을 빼고 바닥을 칠하는 공사를 벌였다. 미국 건국 250주년인 지난달 4일 독립기념일에 맞춰 개장하겠다는 일정도 잡았다.

하지만, 고온다습한 기후 속에 녹조류가 퍼지면서 예산 낭비 논란이 불거졌고, 그 와중에 리플렉팅 풀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을 반달리즘(공공기물·문화유산 훼손)이라고 비판했고, 검찰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허른을 기소했다.

리플렉팅 풀 바닥의 방수 자재가 벗겨진 것이 허른의 고의 훼손 때문이라고 본 것이다. 이를 두고 미 언론에선 리플렉팅 풀 사업에 대한 비난 여론을 무마할 '희생양'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검찰은 최근에야 허른의 기물 파손이 아닌, 보수공사 부실시공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법원에 공소기각을 요청했다. 담당 부처인 내무부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처럼 검찰이 반기를 든 모양새가 펼쳐지자 트럼프 장관은 친트럼프 인사로 분류돼온 피로 검사장 저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피로는 실수했다. 그것은 기물 파손이었다"며 공소기각 요청을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자신이 그동안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설파해 온 '리플렉팅 풀 파손은 반달리즘 탓'이라는 프레임을 뒤집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플렉팅 풀의 손상이 기물 파손범 소행이라는 '믿음'을 유지하고 있다고 CNN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도 지난 주말 SNS에서 피로 검사장의 '부실 시공' 주장을 일축하며 "증거가 명확하다"고 반박했다.

피로 검사장은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서 판사와 검사장을 지낸 뒤 폭스 뉴스로 자리를 옮겨 방송인 경력을 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에서 개발업자로 사업하던 시절에 친분을 쌓은 그는 오랫동안 자신이 트럼프 가족의 친구라고 소개해왔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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