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밴드, 싱가포르 공연서 팔레스타인 국기 펼쳐…재입국 금지

입력 2026-08-02 10:01
英 밴드, 싱가포르 공연서 팔레스타인 국기 펼쳐…재입국 금지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 외치기도…경찰, 멤버 2명에 엄중 경고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올해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에도 선 영국 유명 밴드 '매시브 어택'이 최근 싱가포르 공연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펼쳤다가 재입국이 금지됐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매시브 어택은 지난달 2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공연이 끝날 때쯤 무대 위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펼쳤다.

관객들이 환호하는 상황에서 매시브 어택 멤버 2명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나란히 펼친 영상이 인터넷에 공유됐고, 싱가포르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싱가포르는 공공 연설이나 집회에서 허가 없이 외국 국기나 상징물 등을 공개적으로 전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관련 법이 엄격하다.

싱가포르 경찰은 "행사 주최 측이 사전에 허가 조건을 숙지했는데도 공연 도중 밴드 멤버 2명이 무대에서 외국 국기를 들었다"며 "이들 중 한 명은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고 외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경찰은 검찰과 협의해 매시브 어택 멤버 2명에게 엄중 경고와 함께 재입국 금지 조치를 했다.

그러면서 미디어 규제 당국이 앞으로 매시브 어택의 싱가포르 공연 신청을 일절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경찰은 "인종이나 종교적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외국인을 포함해 모든 시민에게 외국 정치를 유입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이는 우리 사회의 결속력과 법치주의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988년 영국 브리스톨에서 결성된 매시브 어택은 데뷔 앨범 '블루 라인스'를 시작으로 '언피니시드 심파시'와 미국 드라마 '하우스'의 오프닝으로 사용된 '티어드롭' 등으로 명성을 쌓았다.

이 밴드는 느린 비트에 전자음악과 록을 결합한 '트립 홉' 장르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특히 40년 가까운 활동 기간에 기후 위기, 인권, 반전(反戰) 등과 관련한 사회적 메시지도 꾸준히 냈다.

매시브 어택은 그동안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도 비판하며 팔레스타인을 지지했다. 지난 4월 보컬인 로버트 델 나자는 영국 정부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친팔레스타인 단체인 '팔레스타인 액션' 지지 시위에서 다른 참석자 200여명과 함께 체포되기도 했다.

이 밴드는 전날 16년 만에 방한해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서태지와아이들의 인기곡 '시대유감'을 한국어로 불렀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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