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스페인에 EU 자유 이동 협정 적용 중단"(종합)

입력 2026-08-01 01:38
이탈리아 "스페인에 EU 자유 이동 협정 적용 중단"(종합)

이탈리아 내무부 "프랑스와도 육상 국경 검문 강화"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이탈리아가 스페인령 세우타의 모로코 이주민 난입에 대응해 유럽연합(EU) 국가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 솅겐 조약을 스페인에 한해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내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스페인과의 해상 및 항공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는 EU 솅겐 조약을 스페인에 대해서만 적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조치로 양국을 오가는 항공기와 선박 이용객들은 더 강화된 출입국 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솅겐 조약은 유럽 29개국의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 검사와 같은 국경 통과 절차를 면제해 자유로운 인적·물적 이동을 보장하는 제도다.

프랑스와 맞닿은 육상 국경은 검문을 강화하기로 했다. 스페인으로 진입한 이민자들이 프랑스를 거쳐 이탈리아로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는 스페인과 육로 국경을 직접 맞대고 있지 않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오전 스페인 세우타의 이주민 난입 상황을 우려하며 스페인과 이탈리아 간 국경 간 이동을 제한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멜로니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세우타에서 전해지는 장면들은 충격적이며 통제되지 않은 불법 이민이 유럽 국경 안보에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썼다.

그러면서 "관계기관과 회의가 끝나는 대로 국경과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특별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여기에는 스페인에 대한 솅겐 체제 적용을 중단하는 안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도 전날 "스페인과의 솅겐 조약 폐쇄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마드리드 주재 이탈리아 대사를 불러 타야니 장관의 발언에 항의했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국경을 접한 스페인 자치도시 세우타에 최근 며칠 새 수만 명의 이주민이 한꺼번에 국경을 넘어 큰 혼란이 발생했다.

모로코에 있던 이주민들은 철책을 넘거나 바다를 헤엄쳐 국경을 넘었다. 인파가 갑자기 몰리면서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세우타 특별자치시 후안 헤수스 비바스 수반은 이주민 수를 6만명, 사망자를 34명이라고 추산했다. 시 측이 추산한 이주민 수는 이 도시의 인구(8만5천명)의 70%가 넘는 규모다.

세우타는 아프리카 대륙과 육상 국경을 맞대고 있어 유럽 진입을 노리는 이주민들의 집단 월경 시도가 자주 발생한다.

roc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